시_노래에 묻힌 기억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를 듣던 나로 돌아가는 것만 같은 때가 있다.
그 노래에 묻힌 기억 속엔 내가 아닌 이들도 존재한다.
너는 그 노래 속에서 한없이 웃고 있다.
웃음이 부족해 후회할 일은 없을 것만 같이.
나는 어떤 노래에서 숨 쉬고 있을까.
나는 그곳에서 웃고 있나?
내가 그 노래에 갇혀 영영 헤어 나올 수 없대도,
네가 그런 나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숨을 돌린다면
그걸로 되었다.
그 노래에 잠식해 가라앉아도
그 노래에 감겨 숨 못 쉰 대도.
우리가 같이 듣던 노래가 있었다.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끼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을 눈에 담을 때가.
나를 등지고 있는 너의 얼굴이 보고 싶을 때면
나는 그 노래를 귀에 담는다.
곧이어 눈에 너의 얼굴을 담는다.
너도 그 노래를 들을 때면 나를 담을까?
설령 나와의 기억이 어긋나 내가 너를 등지고 있대도 괜찮다.
그저 우리가 서로에게 어떻게로든 남아있을 수 있는 것에, 그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