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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메랄다 Jul 20. 2022

내 아이가 어떻다고요?

part 2. Happily ever after

아기는 내가 일을 멈출 수 없는 시점에 찾아왔기에  뱃속에서 콩알만 한 순간부터 나는 선택권이 없는 워킹맘이 되었다.

10개월이 채 안된 무렵 나의 아기는 다행히도 피아노를 전공하신 좋은 선생님이 인연이 닿아 맡아주셨, 주말 하루는 시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아기의 안위는 걱정 없이 일을 했지만 아기는 본능적으로 내 잠옷을 꺼내와 뒤집어쓰며 엄마를 찾으며 놀았다.

우리 아기는 몹시 키우기 까다로웠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안 먹고, 잘 안 자고, 잘 깨고 ,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아서 정신없고 위험한 상황에 자주 노출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뭐랄까 " 애들이 다 그렇지"의 한도를 초과한 예민함과 산만함의 컬래버레이션 정도라고 상상해본다면 좋겠다.


맞벌이하는 부부들의  많은 자녀들이 그러하듯 우리 아이는 비교적 일찍 어린이집에 입소를 했는데 16개월 무렵부터 넉 달 즈음 다닌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천식 케어가 무섭다는  이유 더 이상 맡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해오셨다.

재원 기간 내내 아이 통제와 돌봄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셨기에 천식이 메인 이유는 아니라는 걸 알았다.

원을 옮기기 전 재원 기간 동안 우리는 상담도 여러 번 나누고 CCTV로 아이의 원생활을 참관했는데 당시 세 가지가 어렴풋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첫 번 _선생님이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았다.

호명 반응아이 발달에서 정말 중요한 파트여서

집에 돌아와 확인차 이름을 불러보니 평균 열 번, 열다섯 번을 불러야 한두 번 반응했는데 이름이 아닌 계속되는 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보였다.


두 번째_ 선생님과 활동 시 활동 목적과 다른 혼자만의 활동다.

징검다리 (동그란 판) 건너기를 하던 중이었는데 아장아장 걷다가 갑자기 중간에 주저앉아 징검다리를 물끄러미 관찰했다. 뒤에서 지나가려는 아이들은 짜증을 내거나 멈춰 섰고 아무리 불러도 호명 반응이 없이 주저앉아있는 아이를 결국 선생님이 들어 올려 다른 위치에 앉혀야 했다.


세 번_그룹에 섞이지 않았다. 선생님이 율동을 하자 또래 친구들은 선생님의 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모여들었는데  나의 아이는 다른  방향의 책상 위로 올라간다던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선생님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나는 십 년 즈음 다양한 기관에 수업을 나가는 발레 강사였고 (이 시기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다루기 힘든 아이 혹은 문제가 있는 아이를 이따금씩 만나지만 부모의 결정이 아닌  기관에서  직접 부모에게  원을 옮기기를 권유하는 ( 원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고 매우 드문 일이다) 아이를 총 세명 보았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나의 아들이었다.


하루하루가 CCTV 속의 상태라면, 나에게 본질이 사랑 그 자체인 아이가 이곳에서는  다른 아이들의 활동에 방해가 되고  스스로를 위험한 상황에 쉽게 노출시키는 번거로운 존재로써  없는 것이 더 편한 원아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CCTV를 본 당시에  아기는 17개월로 영유아 검진 발달 상태는 정상인 상태였지만,  아직 어린 월령으로 평가가 관대한 시기라고 판단이 되어  나는  그날  바로  유아 발달 관련 기관을 찾아 상담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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