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방

by 짧아진 텔로미어

출구 없는 방


가시 하나를 뽑는데

사계절이 걸렸다

그 사이

매미는 울다 죽고

나는 발끝에 피를 숨긴 채

계절을 건넜다.


바다는 늘 멀

시스루 옷 안으로 언뜻 비

그럴 때는

수평선 높이에 눈을 맞다.


진지하게 살아보려 했다

한 발을 내딛고,

다른 발은 늘 도망칠 준비를

서도


무게를 나누는 건 언제나 서툴

늘 한쪽으로만 기울어 걷는다

발끝은 기억 쪽으로,

마음은 바다 쪽으로


그리고 아직도 옷은 젖어 있다

젖은 쪽으로 햇빛이 기울고

아주 천천히 말라갈 때

도망지 않으려

출구 없는 방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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