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땐
시선을 바닥에 떨어뜨려요.
앞을 보고 걷다
자주 길을 잃었거든요.
예전에도, 여러번 그랬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거예요.
발자국은
뒤따라오는 사람만 볼 수 있죠.
중력으로 패인 깊이
한쪽으로 기운 각도.
난 몰라요.
가끔,
방향 감각이 기울어진 것 같아
시선을 정렬해보곤 해요.
내 마음은
정렬에 취약한 구조물이거든요
그래서 걸을 땐
자꾸 뒤를 돌아보게 돼요
발자국이 방향을 알려줄까 봐.
나는 종종,
나 아닌 발자국을 따라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