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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함께

단풍

by 짧아진 텔로미어

단풍


가을은 폭로의 계절이다

빛을 오래 품은 잎이

초록 살해

마지막으로 제 색을 드러

감금됐던 붉음, 노랑, 주황


빛에 대한 오래전 응답이

하나둘 폭로되면

나무는 허울 좋은 초록이 사라진

잎을 붙잡을 이유 잃고


가장 매몰찬

색채의 순간을

선명하게 이별로 완성


드러난 진실뒤엔

항상 무너짐이 따르고

초록로 숨었던 색들은

제 본심을 고백하듯 타오르다

바람의 손짓하나에도 떨어졌다


아름다움은 늘

파괴의 뒷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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