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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함께

심재(心材)

heartwood

by 짧아진 텔로미어

심재(心材)


나무속에

뛰지 않는 심장이 있다

수액(樹液)을 동하던 기억을 잃고

중심이 되서야

비로소 멈춘 심장


살아 있는 무게

죽은 심장 딛고 살아진다는

그런 따윈 믿지 않는데


껍질만 데는 햇살에도

표면만 적는 비에도

계절을 한겹 입고 새살을 채울때마다

침묵으로 지지하는


수천번 내달리는 바람에도

변하지 않음으로 버틸 수 있는 세상

살아 있는 것들의 중심에

가장 오래된 침묵


죽음을 품 자리

살아 있을 때보다

요히

더 단단하게 버티며

침묵으로 선 심재(心材)

침묵으로 세운 나무


이제는

그 단단한 침묵을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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