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wood
나무속에는
뛰지 않는 심장이 있다
수액(樹液)을 박동하던 기억을 잃고
단단한 중심이 되어서야
비로소 멈춘 심장이
살아 있는 무게가
죽은 심장을 딛고 살아진다는
그런 말 따윈 믿지 않았는데
껍질만 데우는 햇살에도
표면만 적시는 비에도
계절을 한겹 입고 새살을 채울때마다
침묵으로 지지하는 중심
수천번 내달리는 바람에도
변하지 않음으로 버틸 수 있는 세상
살아 있는 것들의 중심에 놓인
가장 오래된 침묵
죽음을 품은 자리에서
살아 있을 때보다
더 고요히
더 단단하게 버티며
침묵으로 선 심재(心材)
그 침묵으로 세운 나무
이제는
그 단단한 침묵을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