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프를 감는다
팔을 조여 오는 압력은
혈관이 아니라
사실은 마음을 겨냥한거다
적막(寂寞)같은 소리를 들으며
하루가 얼마나 조여왔는지
어느 지점에서 제일 아팠는지
버티던 감정이
무너진 자리는 어디인지
하루를 쟀다
참고 응고된 말
삼키고 지나온 순간
압력이 높아지는 순간
무너지지 않으려고 단단해진 자리
차갑기도
때로는 따스하게 흔들리던
하루의 높낮이를 복기했다
짧아진 텔로미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삶을 진료하고 마음을 치유하고픈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해금과 피아노를 배우며 가슴속의 말들을 '시'라는 그릇에 담으며 하루를 건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