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by 짧아진 텔로미어

기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얼굴을 연습해봐도

서툰 연기는 늘지 않네요

시계를 보고 초조해지는건

매몰차게 초단위까지 확해랍니다

시간을 의심하는 법을 배

기다린 시간을 접어 주머니에 넣

걸을 때마다 접힌 모서리에 긁혀 쓰렸지요

그럴때마다

해 지는 방향 따라 창 닦아요

행여 오는 그림자가 먼지에 가려졌을까봐

기다림을 눕히고 이불로 덮었습니다

금세 식어버릴 것 같아서요

아무도 오지 않는 쪽으로 의자를 돌려 놓고

하루를 앉혀니다

바라지 않는 표정을 다시 연습합니다

그 얼굴이 익숙해지려나요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 불을 끄지 않는 이유는

어둠에 익숙하지 않아 오는 길을 잃었을까봐

그것 하나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