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by 짧아진 텔로미어

세수


밤 사이

아침이 하나 더 생겨

세수를 했다


60년 동안 4만 번이 넘게

인생의 3개월을 소모면서


한 번도 닦지 않아

새까매진 마음을 꺼내

손바닥이 먼저 닳도록 문지른다


벌겋게 쓰려

물로는 지워지지 않아

나이를 부여잡고

수돗물을 켠 채로 끅끅 울다


마음을

옷 안으로 밀어 넣고

보이는 쪽만 더 오래 씻었다


세수란

얼굴을 속이기 위해

손이 하는 작은 연기 같은 거


거울 앞

타인의

불심 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