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誤譯)

by 짧아진 텔로미어

오역(誤譯)


​매미는

웃고 있는 것인데

어두운 흙냄새 밴 시간을 벗고

환한 여름이 너무 눈부셔

숨이 넘어갈 듯 깔깔대는 것인데​


새는

공중에 시(詩)를 쓰는 것인데

첫 비행이 너무 설레어

재잘거리며 자랑을 하는 것인데​


슬픈 건 오직 내 귀뿐이라

기쁨의 소리조차

눈물로 필사(筆寫)고 있을 뿐


세상은 온통 축제인데

나 혼자만

장례를 치르듯

울음으로 오역(誤譯)하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