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재다

by 짧아진 텔로미어

안부를 재다


심장이 전하는 안부를 잰다

하루가 무사했다는

불규칙한 박동이

사랑 듯 두근거렸다는

숫자로 쌓은 마음의 높낮이를

건하게 는다


팔을 조여 오는 압력은

사실 마음을 겨냥한 거라

숫자를 읽는 건

짊어진 무게

뱉지 못한 말들의 부피 가늠하는 일


검열을 통과해야 하는

심장의 리듬이

무엇을 그리 견디며 뛰고 있는지

차마 묻지 못한 건

그들 음에도 바다가 있어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기 때문이지


밀물 때마다 둑을 쌓고

넘칠 듯 찰랑이는 붉은 파도를 가

한껏 팽팽해지다가

물때가 오면

한순간 고갈을 드러내며

썰물처럼 허가 남은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지


막으려는 힘과

가려는 의지가 부딪쳐 마찰된

하루의 온도를 숫자로 적어본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숫자만큼 밀어내고 있다는 것


화면에 뜬 숫자가

이렇게 멀쩡한 오늘에서야

그들이 견딘 생의 밀

무죄판결하듯 정상이라 쓰고

일터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