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럴까요

by 짧아진 텔로미어

정말 그럴까요


LP 판 위로

가단조 같은 하루가 돌아가요.


먼지 한 점에도 덜컥이는 예민함 몇 번.

그때마다, 미세하게 플랫된 주파수가 겹치죠.

아날로그인 내 마음과도 겹치냐고요?

글쎄요.


라벨에 인쇄된 이소성 언어.

내용은 몰라도 첫 트랙은 커피 얼룩이 밴 사랑 얘기겠죠.

그다음은 빛바랜 기억일 거예요.

내 마음이 따라붙는 걸 보면.


창틈을 뚫고 들어온 빛이 유독 날카로워요.

비밀번호를 잘못 누른 저녁엔 노을이 더 붉게 타는 법이거든요.

찡그린 눈동자로만 들을 수 있는, 스크래치 낀 선율에

더 붉어졌나요.


오배송된 내 마음은

지금 어디쯤 회전하고 있을까요.


박스 안에 갇힌 감정이, 어쩌면 가단조 같아서

속으로만 붉게 타오른다고요?

그럴 리가요.


정말,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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