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by 짧아진 텔로미어

개나리


잊은 줄 알았던 길목에 노랗게

머문 너의 안부.

담장이 노랗게 젖었다.


여민 봉투 속 노란 문장 하나.


나는 끝내

바람에 뜯긴 문장을

읽지 못한 채 봄을 건넜다.


봄바람은

언젠가 답장해야 할 말을 흔들고

발끝에도 창가에도 노랗게 번지는 안부.


잎보다 먼저 피어난 것들은

몸을 가누기도 전에 언제나 먼저 진다.

봄처럼.


봄이 스러진 담장 위

여전히 노랗게 기울어진 안녕이 남았다.

이전 11화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