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숲이 그리웠다.
폐포 깊숙이 잠든 피톤치드,
잎맥을 타고 흐르던 투명한 이슬.
그리움이 포화되는 오후엔
산소포화도의 알람이 질식할 듯 번쩍거렸다.
인간의 강박이 설계된 도시의 도면 안에서
허락된 간격으로 서서 바람을 기다리던 날들.
지나가는 차들은
데시벨로 증폭된 사연을 귀 울리게 쏟아낸다.
표정 없는 그림자를 뒷모습에 감춘 사람들은
부정맥같은 박동으로 걷는다.
맨 처음 나를 심은 사람은 어떤 풍경을 꿈꾸었을까.
콘크리트 무대 위에
숨을 나눌 조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허무한 염원이었을까.
혹은
질서로 포장된 인간의 고독을
초록으로 덮으려는 무언의 기획이었을까.
나는 매일,
숲이라는 국경을 빼앗긴 난민처럼
도시를 표류한다.
언젠가 불어올 숲의 쪽빛 바람은
오늘도 미정(未定)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