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침보다
늘 먼저 도착하는 하루.
벽시계가 탈색한 시간을 한 올 한 올
머리칼에 심었다.
무채색이 묵직해지면
창가의 눈을 치우고 머리칼을 털었다.
창틀은 단정해지는데
나이를 감추던 가르마가 흐트러졌다.
머리칼 틈새로
삐죽 올라온 시간을 뽑아내고
구석구석 흑빛으로 감췄다.
시간을 멈추고픈 마음 따라
시계가 멈췄다.
뽑힌 시간이 발밑으로 떨어진다.
발밑의 시간은 하얗고 창밖의 눈은 차갑다.
하얀 것도
차가운 것도
견디는 무게는 같다.
그 무게를 짊어진 초침이
천천히 하루를 다시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