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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Sep 08. 2022

점심시간

자투리 시간 활용하기

근무하고 있는 연구소에는 식당이 있어서 점심을 뭘로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면 사무실이 소등되고 직원들은 우르르 식당으로 몰려간다. 10분이면 밥을 다 먹고 나온다. 그러면 점심시간 한 시간 중 50분이 남게 된다. 이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산책

먼저 산책을 할 수 있다. 연구소 주위를 돌면 30~40분 정도 걸린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잘 다니지 못하지만 요새같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는 산책하기가 딱이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렇게 산책을 하면 참 좋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다 보면 사무실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던 일상적인 것들을 말하고 듣게 된다. 이 시간이 직원들 간에 유대감도 형성시켜주고 마음의 거리도 가깝게 만들어준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시간이다. 이렇게 돌고 땀이 나면 샤워실에 들러 씻고 사무실에 들어간다. 그러면 오후 일과에 기운이 샘솟는다.


커피 타임

또 커피를 마시며 직원들과 수다를 떨 수도 있다. 쾌적한 회의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휴대폰도 만지작 거리면 시간이 금세 간다. 특히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회의실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운 좋게 자리를 잡으면 편히 쉬다 갈 수 있다. 서로의 업무 이야기도 하고, 그 속에서 여러 유용한 정보도 얻는다.


운동

예전에는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갔었다. 짧게 2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씻고 밥을 먹었다. 집에 아이들이 있다 보니 퇴근 후 헬스장을 가기가 어려웠다. 오랫동안 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공짜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하는 것은 좋은 기회이다. 20분 정도면 근력 운동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아주 좋은 몸을 만들기는 어려워도 건강을 지키기엔 안성맞춤이다. 요새는 퇴근 후 20분으로 운동 시간을 조정하였다. 점심시간에 더 하고 싶은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공부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인터뷰 기사에 청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실린 적이 있다. 원어민처럼 외국어를 말할 수 있도록 공부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살아야만 원어민처럼 발음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나는 이미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떤 클래스 (클래스 명 : SUA BANANA)를 통해 어른이 되어서도 원어민같이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살며 모국어로 익히는 게 가장 좋지만, 이 방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발음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공부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대충, 지금, 말로 공부할 것.


마음먹고 책상에 앉아 책을 펼쳐놓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하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졸릴 때 잠을 깨기 위해 10분, 그리고 점심시간 1 시간을 활용한다. 이 방법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3개월 정도 공부를 한 후 *OPI (Oral Proficiency Interview) 시험을 보았다. 아쉽게도 시험 결과는 내 예상과는 달랐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다.

잘 알려진 OPIC (Oral Proficiency Interview Computer) 시험과 달리 응시료가 154,000원이며 평일 오전에만 시험을 볼 수 있다. 미국에 거주 중인 현지인과 전화 인터뷰 날짜를 메일을 통해 잡고 약 30분간 시험을 본다. AL 이상의 성적을 받을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쏭즈캠퍼스 별관에서만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남미 학생에게서 스페인어 개인과외를 받은 적이 있다. 결혼 하기 직전이어서 두 달 정도밖에 공부하지 못했지만 그때 배운 것이 아까워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다. 서점에 좋은 책이 있어 구매한 후, 휴대폰으로 각 페이지를 찍어 점심시간에 밖에서 스크립트를 여러 번 말해보고 들어 본다. 점점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지고 DELE 시험도 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독서

사실 나는 점심시간에 책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책을 절대 좋아하지 않았는데 한 번, 두 번 대하다 보니 어느새 그 속으로 빠져들어 가게 되었다. 활자를 읽는 것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더불어 지식과 감성적으로도 얻는 것이 많다. 왠지 회사에서는 시간을 더 잘 쓰고 싶어 책을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주에는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있다. 마을 도서관에 책이 나와 한 권 빌렸다. 전천당처럼 판타지가 섞인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등장인물마다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는데, 독고 (소설 속 주인공)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진다. 그때 마음 한편이 뭉클해진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보여주는 책인 것 같다. 얼른 다 보고 2편도 보고 싶다.



예전에 저는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조금 더 빨리 이런 시간을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소중히 써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ps. 가끔 점심 때 회사 어린이집에서 이벤트를 합니다. 어제는 달고나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만들어주어서 더 맛있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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