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분석 - 요구르트
요즘에는 과자 하나를 사도 2천 원, 3천 원이 넘습니다. 예전에는 천 원으로 충분히 살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 물가가 많이 올랐음을 느낍니다. 월급을 받고 며칠 지나지 않아 통장 잔액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면서 특별히 쓴 데도 없는데 왜 이럴까 종종 생각했었는데, 이러한 시장 물가를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싶습니다.
그런데 내가 사는 물건의 가격은 어떻게 매겨지는 걸까요? 뉴스에서 물가가 오른다는 소식은 종종 접하는데 어떻게 해서 그 가격이 형성되는지는 잘 모릅니다. 자동차도 예전에 비해 점점 판매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부품가도 오르고 있음을 의미하지요. 이번 시간에는 자동차 부품 가격 구조를 살펴봄으로써 실생활에서 접하는 물건의 가격 구조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원가 (原價)에 대한 분석과 이해하는 방법은 산업군과 파트의 특성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 기준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너무 복잡하기 않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조금씩 짚어 보겠습니다. 원가는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됩니다. 재료 구입비, 가공비, 물류 및 포장비, 그리고 간접비용입니다. 재료 구입비는 아래와 같이 구성됩니다.
원재료는 말 그대로 어떤 재료를 구입하느냐를 말합니다. 플라스틱이 될 수도 있고, 구리나 알루미늄 혹은 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단품은 직접 생산하지 않고 완성된 부품을 구매하는 경우인데요, 볼트나 너트가 이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외주 가공은 다른 협력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가공 처리를 부탁하는 경우인데요, 페인팅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재료들을 구매해서 공장이 있는 곳으로 옮기기까지의 물류비용이 들 것이고, 재료 구매에 따른 부가 가치세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재료 구입비는 국내에서 구입하느냐 아니면 수입해서 구입하느냐로 나누어집니다. 수입의 경우 관세가 추가로 고려되어야 하지요. 위의 테이블에서 국내 및 수입 재료 구입비 항목을 조금 더 세분화하면 이렇게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핵심 포인트는 기준 시점과 구매량, 그리고 사용량입니다. 원재료는 기준 시점에 따라 가격이 상이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원재료 가격의 폭등 현상이 있었지요.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구리의 경우 톤당 만 달러를 넘어서던 것이 근래에 와서는 7~8천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기준 시점을 명확히 정리해야만 판매처와 구매처 간의 혼선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매한 원재료를 모두 파트 생산에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스크랩 (폐품)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PP-GF30이라는 원재료를 투입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PP-GF30 (PolyPropylene Glass Fiber 30%)
폴리프로필렌 (PP)은 기계적인 성질과 내열성이 우수해 자동차 부품에 많이 사용됩니다. 여기에다가 유리 섬유 (GF)를 포함시키면 강성과 강도가 더욱 증가합니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GF 함유량을 달리합니다.
사출품을 통해 파트를 생산할 때 투입된 재료가 모두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부분이 스크랩에 해당하는데요, 마치 건담을 조립할 때 제품을 떼어내고 버리는 뼈대 같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것들은 재가공하거나 혹은 재판매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원재료에 대한 비용은 사용량이 아닌 구매량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재가공 또는 재판매에 대한 비용을 따로 잡습니다.
조금 복잡하게 들리실 수 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물품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구르트를 예로 들어 볼까요? (제 분야는 아니지만 같이 생각해 보아요.)
요구르트 액이 담기는 플라스틱 통을 생산할 원재료 구입이 필요할 것입니다. 굳이 수입하지는 않을 것 같고요. 원재료를 PP로 예상해 보고, 구매량을 0.03KG, 사용량을 0.02KG으로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요구르트 뚜껑에 해당하는 비닐이 있을 거예요. 이거는 단품으로 구매할 것 같습니다. 접착제가 발린 상태로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구르트 액도 살펴보아야겠지요? 요구르트 액이야말로 핵심 기술이 담긴 노하우에 해당할 것입니다. 설탕이나 물, 기타 등등을 리터 단위로 구매할 것 같아요. 가공 과정에 있어 구매량과 사용량에 조금은 차이가 발생할 것 같고요. 자 그럼 이 내용들을 정리해서 테이블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재료비를 153원으로 책정해 보았습니다. (좀 비싸게 잡은 것 같습니다...) 일부 단순화시킨 부분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재료비에 대한 부분을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단순 사출품과 스틸 브래킷류, 그리고 납 배터리의 경우에는 단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납 배터리의 경우엔 재료비가 전체 단가의 50~60%를 차지하지요.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물품들도 재료비의 비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재료비 비율이 높지 않으려면 상대적으로 가공비와 개발비 및 간접비용이 높아야 하는데 하이 테크 분야가 이에 해당이 됩니다. 예를 들면 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또는 멀티미디어 시스템 같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파트에는 개발비가 많이 포함됩니다.
전체적으로 재료비가 70%, 가공비가 13%, 포장 및 물류비가 2% 그리고 간접비용 5%, 마진 (margin, 이윤) 10% 정도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전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을 것 같고요, 라인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체크하기 위해 몇몇 점검자들과 포장하고 옮겨주는 작업자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공비는 28원, 포장 및 물류비는 4원, 간접비용은 11원, 마진은 22원, 그래서 판매 단가를 대략 218원으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재료비를 세분화시켜 분석할 수 있는 것처럼 가공비, 개발비를 포함한 간접비용까지 원가 구조를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파트를 예로 들어 다음 시간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는 결혼식을 준비할 때 웨딩 비용이 너무 비싸서 왜 그렇게 비싼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사진기사 출장비 얼마, 웨딩 도우미 얼마 등 옵션으로 제시되었는데, 웨딩 플래너 업체마다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어떻게 그렇게 금액이 만들어졌는지 조금 세부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질문을 들으신 담당자분은 그런 건 못 알려 준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경우 없는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단가의 많은 부분이 웨딩 플래너 업체의 마진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아무리 가격 구조를 잘 파악한다 해도 그것이 단가 협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회사 대 회사의 비즈니스 관계가 많은 외적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업무를 하다 보면 원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관계가 더 중요함을 느낍니다.
이것은 친구와의 사이에서도, 그리고 가족 사이에 있어서도 똑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사이에서 마음이 흐르지 못해 오해하고 불행하게 살아가는 것을 봅니다. 남편이 아내를 의심하고, 딸이 아빠를 미워해서 말을 안 하고 지내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들리지요. 마음을 교류하는 데 있어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내 생각과 옳음입니다. 오늘 하루는 내가 보기에 아무리 옳고 맞아도 내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주위 사람들과, 그리고 가족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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