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비용
어제 어린이집에서 주변 농촌에 고구마 캐기 체험을 하러 갔습니다. 저는 어릴 때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시골로 가면 형, 그리고 사촌 누나와 동생들과 토끼를 잡는다며 산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마을 길 한쪽 편에 돌로 작은 아궁이를 만들어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진짜 아궁이에 따뜻하게 불을 지펴놓은 후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전기 놀이도 하고 (손을 서로 잡고 전기를 흘리는 놀이입니다. 아시는 분들이 계시나요?) 마피아 게임도 했었습니다. 평상시엔 콘크리트 바닥을 밟고 다니지만 종종 이렇게 할아버지 집에서 흙을 밟고 복숭아도 따러 가고, 갈대밭을 헤치며 걸어가는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모험가가 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저희 아이들은 그런 기회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모두 도시 가운데 아파트에서 살고 계시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시골 체험을 하러 간 것이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아이들은 전자기기보다는 자연과 친해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집에 와서 첫째 아이는 고구마를 16개나 캤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둘째 딸에게는 몇 개 캤냐고 물어보니까 많이 캤다고 했어요. (숫자를 10까지만 셀 줄 압니다.) 키즈노트에 올라온 글을 보면 1시간 정도 체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시간 동안 16개나 캤으면 많이 캔 걸까요:)
첫째 아이가 고구마를 캐던 시간을 프로세스 비용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시급을 만 원으로 잡으면 파트 (고구마) 당 프로세스 비용은 625원 (=10,000원 ÷ 16개)으로 계산됩니다. 이처럼 이번 시간에는 원가 구조를 이루는 요소 중 프로세스 비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프로세스 비용은 아래 테이블처럼 크게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설비 비용, 작업장 비용, 노동자 비용 그리고 설비 관리비용으로요. 이러한 비용들을 갖고서 파트 하나에 부가되는 항목 별 금액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파트 당 *직접 노동 비용을 계산하려면 연간 임금과 연간 작업 시간, 그리고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노동자 수와 시간당 생산 개수 정보가 필요합니다.
직접 노동 비용
PDL (Production Direct Labor) 비용으로 더 많이 쓰입니다. 생산 라인에 투입되어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작업을 하는 노동자 비용을 가리킵니다.
위의 테이블을 갖고서 계산해 보겠습니다. 연간 임금은 6천만 원이고, 연간 작업 시간은 1,920 시간입니다. (=하루 당 작업 시간 8 * 연간 작업 일수 240) 임금 6천만 원을 1,920 시간으로 나누면 31,250원이라는 시급이 책정됩니다. 이 시급에다가 노동자 수 0.5 (1은 노동자 한 명이 온전히 이 일에만 투입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0.5이면 한 노동자가 노동 시간 동안 두 개의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를 곱하고 시간당 생산 개수 141개로 나누어 줍니다. 그러면 파트 당 111원의 직접 노동 비용이 산출됩니다. 아래의 계산처럼요.
그럼 이어서 파트 당 상각 비용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설비와 같이 큰 비용은 파트에 상각을 시킵니다. (상각이란 비용을 전체 생산되는 파트 수에 비용을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위의 테이블의 경우에는 설비 구매 금액인 1억을 상각 기간 10년, 하루당 작업 시간 8시간, 작업 실행률 95%, 연간 작업 일수 240일, 그리고 시간당 생산 개수 141개로 나누면 됩니다.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파트 당 설비 관리비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상각 비용을 계산할 때와 비슷한데요, 설비 관리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작업 시간과 생산 개수를 고려하여 나누면 됩니다. 말로 하면 복잡하니까 아래의 사진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설비 관리비 전체 금액은 28백만 원이고, 이를 시간당 생산 개수 141개, 하루당 작업 시간 8시간, 작업 실행률 95%, 연간 작업 일수 240일로 나누면 109원이 산출됩니다.
즉, 전체 프로세스 비용은 직접 노동자 비용 111원 + 상각 비용 39원 + 설비 관리비 109원으로써 258원이 계산됩니다.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프로세스 비용은 이런 식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간단히 알아보았던 첫째 아이가 고구마를 캐던 비용을 조금 더 상세하게 다룬다면, 호미와 장갑 및 간식과 같은 작업 물품비에 대한 상각 비용을 더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경영자가 되어 공장을 운영한다면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판매가를 결정하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이지요.
프로세스 비용 하나하나가 줄어들면 제조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보다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또한 이윤도 더 많이 남길 수 있고요. 그래서 프로세스 비용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우리 생각에서도 불필요한 부분들을 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여러 생각이 섞여 혼란스럽고 머리가 아플 때가 종종 있는데요, 그럴 때 나를 해하는 생각들을 하나 둘 버려보면 마음이 가볍고 밝아질 것입니다.
ps. 조금 쉽게 접근해보려 했는데 너무 복잡해 보이네요... 다음에는 글로 담기보다는 영상으로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