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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그린 Jul 23. 2024

안녕! 동실아, 나의 나야. 1

나의 나를 산책시켜 주고 잘 먹이고 아껴줄 거야


나를 동글동글 복실복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며 아껴줄 거예요.


나의 나를

동글의 '동' 복실의 '실'을 따서 '동실'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동실이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그 어떤 동물도 아니고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고 마음 여리고 때로는 까칠한 '나의 나' 일뿐입니다.


['동실'이 이름의 뒷 이야기:

'복슬복슬'이라고 적어야 해서 이름도'동슬'이라고 지어야 하는데요. 저는 동실이가 좋았어요. 그래서 복실복실 '동실'이가 되었답니다.]



동실아 안녕! 반가워.

나는 너를 아껴주고 너는 나에게 감정을 알려줘.

지금의 세상과 안녕할 때까지 우리 늘 함께하자.





 아주 보통의 어떤 하루...


"동실아, 오늘 맛있는 거 뭐 먹고 싶어? "

'음... 나는 군만두!'

"그래, 열개 구워줄게!"



동실이는 노릇하게 잘 구워진 군만두를 청양고추 장아찌 간장에 푹 찍어서 열한 개나 꿀꺽 맛있게 먹었습니다.



[동실이의 감정]

나에게 뭘 먹고 싶은지 물어봐 줘서 배려받는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만두를 열개 구워준다고 했는데 열한 개를 준거야. 넉넉하게 사랑을 받은 것 같았어.

난 비싸고 좋은 거 먹을 때보다 지금 먹고 싶은 거 먹을 때 가장 행복하거든.

배려받고 사랑받으니 기분이 좋아. 고마워.




*혹시나...

연재글인데 대단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글을 읽으셨다가 너무 사소해서 실망하신 분도 있으실까요.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에게 보이는 나를 원래의 나보다 대단해 보이고 싶은 욕심이 들었어요.

많은 관계 속에서 가짜 나로 포장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해요.

관계의 종류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포장된 나의 비중이 너무 커지는 시기가 오면 진짜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뭐였는지 지금 무슨 감정인지도 모르고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았어요.


내가 내 안의 나를 이름 짓고 불러주며, 지금 무엇을 정말 원하고 있는지 물어봐 주고 싶었어요.

아이나 애완동물을 소중하게 대하듯 내가 나를 소중하게 아껴주고 싶어 졌어요.

그것이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더라도요.


앞으로 이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을 알아채주면서 동실이가 어떤 감정을 찾게 되는지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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