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윗 프랑세즈

by 그영화

영화 <스윗 프랑세즈>(Suite Française 2015)

사랑의 감정은 발갛다, 발그레하다, 무지개색, 열정, 설렘, 뜨거움, 강렬함, 부드러움, 달콤 등등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사랑은 늘 격렬하고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은근하고 뜨뜻미지근할 수도 있다. 미완의 사랑도 있을 수 있다. 영화 (스윗 프랑세즈 2015)에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은 미완의 사랑 아닐까?


영화 <스윗 프랑세즈(Suite Française 2015)>는 사울 딥 감독, 미셸 윌리엄스, 마티아스 스후나르츠,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샘 라일리, 마고 로비 등이 출연하는 영국, 프랑스 합작의 로맨틱 전쟁 드라마이다. 스윗 프랑세즈(Suite Française)는 ‘프랑스 모음곡’이라는 뜻이며, 1942년 유대계 프랑스 여성 이렌 네미로브스키가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하며 남긴 60쪽 분량 미완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2004년 그녀의 딸이 출간했다. 이 영화는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나치 침략 당시를 배경으로 할 뿐 실화인지는 알 수 없다.


1940년 프랑스 비쉬라는 지방 도시, 주인공 루실(미셸 윌리엄스)은 3년 전 결혼했으나 남편 가스통은 전쟁터에 나갔다. 엄격한 시어머니 안젤리어(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부인과 함께 소작인을 관리하고, 집세를 거두어들이는 일을 한다. 어느 날 6월의 폭풍이 몰아쳤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 프랑스 파리가 함락되었다. 사람들은 달구지와 남부여대(男負女戴)로 피난길에 오른다. 독일군 폭격기는 사정없이 폭탄을 쏟아붓는다. 도로는 군용 차량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시 전역이 점령당했다. 독일군은 임시숙소로 지정된 가정에서는 군인들을 맞이할 준비하라고 포고한다. 루실의 집에는 독일군 브루노(마티아스 스후나르츠) 중위가 3개월 머물게 된다.


영화는 당시 마을 풍경을 이렇게 묘사한다. 피난민에게 집세를 두 배로 올려 받는 집도 있고, 가진 것이 없는 소작인의 분노는 더 심했다. 마을은 남자들이 넘쳤다. 독일군은 니체를 들먹이고, 여성들은 두려움에 눈물을 보인다. 루실의 집에 머물게 된 독일군 브루노 중위는 주민들이 투서, 음해, 밀고하는 서류들을 관리했다. 작곡가였다는 브루노는 야심한 시간 피아노를 연주한다. 루실은 매일 밤 그의 연주를 들었다. 그 연주곡이 스윗 프랑세즈(Suite Française)였다.


어느 날 우연히 루실은 주민들의 밀고 서류에서 시어머니와 남편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다. 루실과 브루노는 가족으로부터 멀리 있는 상처받은 영혼이었고, 피아노 연주로 서로에게 묘한 동질감과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작인 브누아(샘 라일리)의 분노와 위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정신이 번쩍 든 루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현타가 온 것이다. 그리고 루시는 브누아를 숨겨주고, 브루노는 루시를 가려준다. 루실은 브누아를 파리로 도피시키기 위해 브루노에게 통행증을 부탁하고, 브루노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여주인공 루실은 이웃 주민으로부터 독일군 창녀 소리를 듣지만 아무도 그녀의 진심을 알진 못했다. 루실과 브루노 두 사람은 한 번도 서로의 감정을 전달한 적이 없었고, 사랑이란 말조차 한 적이 없었다. 루실은 브누아를 파리로 도피시키면서 레지스탕스에 합류해 독일군에게 저항해 싸우고 4년 후에 해방이 되었다. 루실은 전쟁 중 브루노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지만, 그가 작곡한 피아노곡 ‘프랑스 모음곡(Suite Française)’을 소중히 간직하며 그의 기억을 기린다. 비극적인 전쟁 때문에 그들은 사랑이 아니라 음악을 나누었다. 음악으로 교감한 미완의 사랑인 셈이다. 주연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좋고, 서정적인 영상미도 좋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복수가 아닌 승리를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 속 명장면 명대사라면, 루실이 브루노 중위에게 통행증을 부탁하자 이별을 직감한 브루노가

“우리 군인 말고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We will see each other again. Not as a soldier.) -부르노 중위_스윗 프랑세즈-

“잘 지내요.” (Be careful... with your life.) -루실_스윗 프랑세즈-


(독일군이 가정집을 임시숙소로 점거한 상황에서 가난한 소작농 아주머니가 루실에게 군인들이 왔는지 묻고 자기 집에는 군인들이 안 왔다며)

“좋은 집에 사는 대가라고 생각하고, 형편없는 집에 사는 혜택이죠.”

(That's the price you pay for having the best house in the village, I suppose.

The only benefit of having the worst.)


(독일군 장교 살인범을 못 잡은 비쉬 시장을 총살하는 독일군들을 보며 루실의 독백)

“그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되뇌었지만, 아니었다. 우린 서로 다른 종이고, 화해할 수 없는 영원한 적이다.”

(I had told myself they're just like us after all, but they're not. We're a different species, irreconcilable, enemies forever.)


(루실의 독백, 브르노를 이용해 빼앗긴 물건들을 찾아준 데 대한 주민들 반응을 이야기하며)

“어떤 이들은 나를 배신자라고 했고, 다른 이들은 나의 용기를 칭찬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의 진심은 알지 못했다.”

(Some saw me as a collaborator. Others admired my bravery. But none knew what I was really feeling.)


우리 영화 <밀정>에서도 느낀 점이고, 영화 <러브 인 클라우즈>에서도 비슷한 소감을 적은 것 같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엄혹한 시대에 살아남은 것이 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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