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영화 <히말라야> <U-571>

by 그영화

직장이나 가정 또는 방송에서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말을 것은 변명이나 합리화를 매끄럽게 잘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말이 많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관점을 달리해 말하는 것입니다. 조리 있고 명분 있게 말한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하는 말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정말 감칠맛 나는 대사, 즉 말을 잘하는 장면이 많은데요, 오늘은 우리 영화 '히말라야'(The Himalayas 2015)와 영화 U-571(2000)에서 말 잘하는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영화 '히말라야'(The Himalayas 2015)는 이석훈 감독, 황정민, 정우 주연의 등산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엄홍길 대장 역의 황정민은 강연에서 가장 위대한 산악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히말라야 원정대의 사고에서 실종된 박무택 대원을 찾기 위해 홀로 최악의 기상을 뚫고 나섰던 박정복 대원의 등정이라고 대답하면서도, 반면 정반대로 박무택 대원 구조를 뿌리치고 철수함으로써 비난을 받았던 장철구 대원에 대해 자신이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포용하는 멋진 말을 합니다.


영화 U-571(2000)은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 매튜 매커너히, 빌 팩스톤 주연의 전쟁 영화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 잠수함이 암호해독기를 탈취하기 위해 나치 독일 U-571 잠수함을 나포하는 것으로 설정된 픽션인데요. 미국 잠수함 S-33호를 독일 U보트로 위장한 채 U-571에 접근하여 앤드류 타일러(매튜 매커너히) 대위 일행이 U-571에 잠입하는 데 성공하지만... 독일군과의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정체가 들통나자 독일어로 된 U-571을 조종해 독일 구축함의 추격을 벗어나 안전하게 복귀하는 내용입니다.


탈취한 독일 잠수함 U-571이 독일 구축함의 추격과 공격에 폭파된 것처럼 기만하기 위해 수심 160m 아래 대피하고 전사한 수병 마졸라의 시신과 기름, 쓰레기를 배출하자는 타일러 대위의 계획에 어느 수병이

"마졸라를 쓰레기처럼 쏘라고요?

(Wanna shoot him out like garbage?)" 라며 어이없어 하자 오히려


"마졸라가 우리 모두를 살리는 거야"

(His body is gonna save our lives.)

라며 절묘한 논리로 대원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장면입니다. 관점을 달리하면 전사한 수병의 시신이 숭고한 희생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마치 삼국지에서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이긴 것처럼요.


또 하나의 장면은 누군가 어뢰잠금 밸브를 잠그기 위해 물속에 들어가면 살아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서 트리거 수병에게 임무를 부여하고 그가 결국 못 빠져나왔다는 보고와 함께 "트리거가 물에 빠졌어요.(Trigger drowned.)"라며 슬퍼하자


"녀석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구나?"

(That kid didn't give up, did he?)

트리거의 희생을 높이 평가해 주는 장면입니다.


타일러 대위가 전장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두 가지 상황에서 관점을 달리해 그 헌신을 기리는 말인데요, 말은 하기에 따라 이렇게 숭고한 가치를 발휘하게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습니다만 참으로 마술 같은 말입니다.

상황을, 관점을 달리해서 볼 줄 알고, 이를 마술 같은 말로 옮긴다면 우리는 훨씬 멋진 사람이 될 겁니다. 그리고 멋진 말은 곧 말하는 사람을 고귀하게 만들고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하며 사회를 훨씬 살만하게 만들 것입니다. 한글을 창제하신 것은 세종대왕이시지만 좋은 표현을 만드는 것은 후손들이 할 일입니다. 쌍욕이나 저질 표현 말고 좋은 표현이 넘치게 합시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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