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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주고, 주니 받고

2024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by 송명옥

책은 책을 부른다. 작품 속에 나오는 책을 찾고 작가가 말하는 책을 읽는다. 책 여행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완급을 조절할 수 있어 좋다.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는 작가 최혜진을 불러 주고 최혜진은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이어준다. 동서고금 그림책 작가들의 삶에 빠지고 그들의 옥동자들을 품기도 한다. 책은 책을 부르고 책 만든 사람을 이어준다.


<소설 쓰고 앉아 있네>가 문지혁을 불러준다. 작가 문지혁의 시간들을 어슬렁대다가 최신작 '허리케인 나이트'를 발견한다. 2024 이효석 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라 25회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주문한다.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이 동반 수상작이다. '그 개와 혁명'을 검색하니 작가 예소연이 어마어마하게 뜬다. 2025 이상 문학상 대상 수상자이다. 2024년 제25회 이효석 문학상을 받은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 문지혁의 '허리케인 나이트'와 2024 젊은 작가상 수상작 성해나의 '혼모노'를 2025 이상 문학이 또 상을 주고.


"상처에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는 건 그녀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손보미 작가, 문지혁이 누구에게나 누르고 덮는 본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훔친 시계'(나는 그것을 부러움 또는 미움이라 생각한다), '사람의 역사를 알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예소연, '담담하다'는 느낌을 편안하게 보여준 안연을 만난다. 이 아름답고 깊은 사람들을 내가 어디서 만나며 어떻게 대화할 수 있나?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면 들어주는 사람들은 책 속에 있다. 고래희의 나이에 돋보기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어 고맙다. 책을 사고 밑줄 긋고 여백에 메모하는 습관으로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다.


여러 단체에서 중복하여 상을 주는 일은 조금 아쉽다. 더 많은 작가를 격려하고 더 다양한 보석을 발굴해 주면 좋겠다. 그러나 나 같은 실버에게 해마다 트렌드를 알려주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해주니 고맙지 아니한가. 좋은 작가, 좋은 작품을 찾아 주고 엄청 좋은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단체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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