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0101.11:30

새해 첫날, 긴급 작전 수행하다

by 송명옥

2026 새해 아침, 동해안에 해맞이 인파가 몰린다. 새해 첫 일출에 소원 빌고 해산물을 먹으려는 열정으로 바닷가 마을들은 뜨겁다. 일출 특수로 작은 마을에 사람 냄새가 두루두루 섞인다. 2025년 11월 8일에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었어도 일출인파가 모이는 동해안 7번 국도는 뜨뜻하다.


오십천이 흘러들어 동해를 만나는 대게 마을은 새해 첫날 뜨겁다. 대게 찌는 냄비가 쉴 새 없이 푹푹거리고 홍게 냄새도 자욱하다. '비싸다'하면서도 마음먹고 찾아온 손님들은 식당에 앉기 전에 이미 대게홍게를 맡는다.


대게 식당이 즐비한 동네에 사는 내 어머니, 하필 오늘이 인공투석하는 날이다. 해마다 겪는 일출 특수라 서둘러 집을 나섰건만 길은 이미 주차장이다. 동네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01.01, 11:30. 작전명 "차를 버려라". 어머니 팔짱을 꽉 잡고 걷는다. 오십천을 건너는 다리 위에 칼바람이 분다. 구순 노모가 휘청거린다.


새해 첫날, 나의 11:30 긴급 작전은 성공했다. 해맞이 여행객들은 우리 동네 게맛 즐겼을까? 아침에 힘차게 떠오른 해는 혼자 함지로 들어갔다. 저녁을 먹으며 어머니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눈다. 낡은 어머니와 내년 날에도 긴급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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