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섣달 그믐에 적었던 글
마지막 숨 고르듯 걸려있는
25년 달력에 쌓여있는 날들을
벽에서 떼어낸다
쌓아 둔 날들 사이로
웃음도 후회도 같은 무게로 떨어진다
잘 해낸 하루와 버텨낸 하루를
번갈아 지나온 한 해
그래도 나는 시간을 놓지 않았다
저무는 숫자 뒤편에서
전하지 못한 인사들이 손을 흔들고
지나온 계절들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저기 오는 26년,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얼굴로
벌써 문 앞에 다다랐다
기대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더 빨라지지 않아도 좋고
더 높아지지 않아도 좋으니
다만 하루가 하루를 배신하지 않기를
남은 삶의 걸음마다
조금은 덜 아프고
조금은 더 진실하기를
새해는 그렇게 우리 모두의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