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적은 나의 삶
/ 짧게 적은 나의 삶
이 글은
한 사람의 삶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도달했는지를
아주 짧게 기록해 본 글이다.
나의 출발선은 매우 낮았다.
도시의 가장 밑바닥,
이름 없는 골목과
치유되지 못할 슬픔 속에서
삶은 시작되었다.
남녘에는 사고무친인 피난민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 하나.
그 셋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가난은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사람의 태도와 선택으로 남는다.
가족 외에는 기대하지 않는 법을 배웠고
그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을
일찍 받아들였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런 삶도 멈추지는 않는다.
배경도 설명서도 없이
하루를 건너, 다음 날로 이어 가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나눠지는 시간,
내 몫의 그것을 스스로 다듬어 왔다.
그렇게 나는 여기까지 왔다.
가난은 더 이상
나를 따라오지 못했고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 우뚝 섰음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되었다.
사람을 멀리한 이유도
혼자를 택한 시간들도
살아남기 위한 과정의 일부였을 뿐이다.
세상이 공평하다는 말을
쉽게 믿지 않게 된 것 또한
그 결과일 것이다.
이런 삶을 가볍게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3루에서 태어났음을 모르고
스스로 3루타를 쳤다고 착각하고 사는,
자신의 출발선을
한 번도 의식해 본 적이 없는 이들,
그런 많은 이들이다.
이러한 그들의 말이나 행위를
굳이 돌아다보지 않기로 한 것이
지금의 내 선택이다.
이 글은
동의를 구하지 않고
판단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만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무게가 있으며
그 삶은 지금의 삶으로 증명된다는 사실,
그저 한 사람의 삶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 도달해 있는지를
담담히 기록하고 조용히 남기고자 적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글은 주~욱 계속된다.
오늘 글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