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밀라노 두오모였다.
가진 것 별로 없이 나대로 살고 싶어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가벼운 외투 하나로 살 수 있으면 좋겠어
소박하게 사는 것이 좋아 보여
결국에 남는 건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까
남는 건 생각과 마음이 투영된 흔적들
인간이 아무리 잘나도 신이 되지는 못하지
거대함 앞에 작아짐을 느끼고 싶어하는 우리들
또는 벌거벗겨짐을 느끼는 순간은 온다
내가 찰나를 지나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문득 알아차린다
누구보다 똑똑해질 수도 없고, 누구보다 아름다워질 수도 없지만 나는 나일 수 있다
그건 내가 행복해지기에 충분하다
난 무얼 위해 이 찰나의 순간을 바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