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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인턴] 벌써 세 번째다, 폴란드! (2)

바르샤바

by 꼬모

바르샤바에서 새로 잡은 에어비앤비를 잠깐 설명하자면, 안 쓰는 집을 대충 개조해서 만든 숙소였다. 크게 거슬리는 건 없었지만 그렇다고 또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혼자 여행을 할 때는 매번 다인실 호스텔에 묵었어서 숙소 기준이 매우 낮았는데 누군가와 같이 여행을 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기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 휴우. 그렇지만 모든 게 완벽한 여행보다는 조금씩 삐걱대는 여행이 더 재밌는 것이겠지!

IMG-20250528-WA0010.jpg 남학생 기숙사처럼 생긴 숙소

숙소에서 잠깐 쉬고, 미리 예매해 둔 쇼팽 콘서트를 보러 갔다. N이 알려준 콘서트 사이트에서 M이 보고 싶은 골랐는데 일본인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공연이었다. (M은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곡이 선정 기준이었다고 했다ㅋㅋ) 어쨌든 공연장으로 향했는데, 공연장은 구시가지에 위치해 있었고 가는 길은 바르샤바의 차가웠던 첫인상에 당황했던 내 마음을 많이 누그려 뜨려 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구시가지를 걸어 다니기로 하고, 우린 공연 시작까지 시간을 조금 남겨 걸음을 바삐 했다. 들어가니 한 여성 분이 인사를 해주셨는데, 알고 보니 소개를 기다리고 있던 피아니스트였다! 우린 운 좋게 피아니스트와 직접 인사를 하고 앞에서 세 번째 줄에 앉아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IMG-20250528-WA0006.jpg 쇼팽이 쳐다보고 있다

공연장은 작았지만 샹들리에, 거울, 벽지가 한데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방이었다. 피아니스트의 손이 보이도록 왼쪽에 앉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내 시선은 앞쪽에 걸린 쇼팽의 초상화로 움직였다. 그곳은 정말이지 쇼팽을 위한 공간이었다. 쇼팽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의 음악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일본인 피아니스트의 손짓에 집중하고 있었다. 중간에 한 번씩 M은 '내가 좋아하는 곡이야.'라고 내게 알려주었다. 여행할 때 클래식 콘서트에 종종 다니곤 했지만 매번 혼자였는데 같은 것을 듣고 서로 다른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이번엔 참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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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빨간 눈을 가진 옥색의 두꺼비 (Door stop)


1부와 2부 사이에는 무려 무료로 샴페인을 나누어주었다! 그런 적은 처음이라 나와 M은 신남과 동시에 술밖에 없는 줄 알고 실망하던 사이에 오렌지 주스도 있다는 것을 알고 한 잔씩 나눠 들었다. 그렇게 상쾌하고 달콤함을 입에 머금고 다시 자리에 착석하려는 순간, 매니저가 우리가 1부에서 다른 구역에 앉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린 어쩔 수 없이 뒤쪽 좌석에 앉아야 했는데 이왕 그렇게 된 거 맨 뒤에 앉아서 보기로 했다. 사실 공연을 관람할 때 연주자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공연장의 분위기, 관객들의 모습과 그들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난 일본에서 온 가족들과 노부부, 피아니스트의 지인들을 바라보며 이 작은 공연장에 잠시 머물렀던 그들의 인생에서 이 순간이 언젠가는 바래겠지만 그래도 쇼팽의 음이 희미하게 남아있을 거라 상상했다.


그렇게 쇼팽의 도시에서 쇼팽의 연주를 듣고 우린 구시가지로 향했다. '그때 연주가 틀렸던 것 같은데 알아챘어?' 또는 '그 곡 정말 좋더라, 이름이 뭐였지?' 등의 말을 나누면서. 이미 날은 저물어서 어둑한 하늘과 밝게 켠 건물들의 조명이 여행 분위기를 더 돋워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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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걸어볼까, 고민을 하다가 불쇼를 하는 한 무리에 우리는 잠시 멈춰 섰다. 무용 그룹에서 불 쇼를 취미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추어와 프로 무용수가 함께하는 클럽인 것 같기도 한 공연이었다. Imagine Dragons의 곡에 맞춰 불을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을 잠시 멍 때리며 쳐다보았다.

IMG-20250528-WA0002.jpg 처음엔 리허설 하는 걸 공연하는 걸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리곤 그들이 관객에게 말을 걸기 시작할 때쯤에 나는 다른 곳으로 가자고 말했다. 더 머물다간 그 불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사실 구시가지에서 꼭 가야 하는 곳을 정해두고 온 건 아니었기 때문에 목적 없이 걸었다. 가는 길에 밤 도로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작은 선물 가게도 구경하고, 바로크 양식의 성 안나 성당 내부도 구경했다. 그러다가 길 건너편에 있는 디저트 가게를 발견했는데 구경만 하려다가 결국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두 가지 디저트를 사게 되었다. 참, 그전에 추운 몸을 덥힐 수프를 먹고 싶어 식당에 들어갔는데 딱히 배고프지 않아서 다시 나왔었다. 그리고 저녁은 폴란드 대표 편의점인 zabka에서 먹기로 했다. (굉장히 재밌는 저녁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IMG-20250528-WA0013.jpg 짧게 둘러보고 온 성 안나 성당 내부
IMG-20250528-WA0007.jpg 지나치기 어려웠던 디저트 가게

마지막으로 도시 전체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꼭대기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성 안나 성당의 종탑이었다. 16세기에 지어졌다가 1945년에 파괴된 후 재건되었다고 한다. 10 PLN을 입장권으로 받고 있었는데 현금밖에 받지 않아 우린 근처 ATM 기기에서 현금을 뽑은 후 종탑을 오를 수 있었다. 바르샤바의 야경은 따뜻했다. 내가 구시가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화려한 색상의 조명 대신에 따뜻한 채도의 조명들이 거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야경을 눈에 담으면서 난 M이 내게 하는 질문들에 머리를 싸매야 했다. 'What if..?'로 시작하는 그의 질문들은 바보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심오한 면이 있다. 대답하기 쉬운 질문들은 절대 아니다. 난 질문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하기도 전에 다음 질문에 답을 하고 있었다. 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걸 보면 인상 깊은 질문들이긴 했나 보다.

IMG-20250528-WA0008.jpg 우리 앞에 펼쳐져 있던 구시가지의 야경

작은 종탑을 한 바퀴 돈 후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zabka를 터는 것이었지만, 숙소 바로 앞에 subway가 있었고 우린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도 subway를 먹은 지 꽤 오래되었고, 한국이 아닌 곳에서는 처음 먹어봐서 꽤나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다! 디저트로 우리가 사 온 피스타치오 초콜릿 크로와상과 작은 케이크를 먹었는데 크로와상과 다르게 케이크는 정말 맛이 없어 많이 남겼다. (결국 다음 날 아침에 다 먹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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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폴란드 subway

zabka에서 사 온 요구르트까지 먹으니 배가 정말 불렀다. 웃긴 건, mineral water인 줄 알고 사온 커다란 물 두 통이 모두 스파클링 워터였다는 점이다. 둘 다 스파클링 워터를 잘 안 마셔서,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 잠시 검색을 한 후 수돗물을 마셔야 했다. 그리곤 각자의 night routine을 한 후 다음 날을 기약하며 잠에 들었다. 그때 생각했던 건 이런 것이다. (당시 메모에서 발췌)

난 행복했고, 모든 순간을 기록해두고 싶었다. 그 기쁨을 사진에 담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라도 없어지지 않게 붙잡아두려 했다. 약간의 불행과 많은 웃음, 그리고 비로소 느끼는 안도감. 장난기 어린 눈을 기억해야지.


넷째 날 - 바르샤바 구경하기

9시 반쯤 일어났던가. 난 전날 zabka에서 사두었던 수프를 먹었지만 소화가 덜 되어 많이 먹지는 못했던 것 같다. 체크아웃을 한 후, 우선 공항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두기 위해 바르샤바 중앙 기차역으로 갔다.

IMG-20250528-WA0017.jpg 온라인으로 해도 됐겠지만, 짐 맡길 겸 매표소에서 직접 끊은 표

기차표를 성공적으로 끊은 후, 아침을 먹으러 맥도날드에 (!!) 갔다. 나는 여행할 때 한 번도, 정말이지 한 번도, 맥도날드와 같은 체인점에서 끼니를 때우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평생 가 본 횟수를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일본에서 여행할 때 맥모닝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여행할 때 체인점에 들러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매우 저렴하지 않은가!) M도 맥도날드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greedy 하게 메뉴를 여러 개 주문했다. 음료를 두 개나 주문했다. (사치 그 자체) 나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맥 샌드위치 같은 걸 시켰는데 생각보다 아보카도에 간이 잘 되어 맛있었다. 새로웠던 맥도날드 경험!

IMG-20250528-WA0015.jpg Let's sauce up some Don's

역에 짐을 맡겨두고 바르샤바 국립 미술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보이는 바르샤바의 풍경은 생각보다 다채로웠다. 벽화와 오래된 빨간 버스가 인상적이었다. 첫날 마주했던 칙칙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그렇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30-40분 즈음 걸어 미술관에 도착했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10분 정도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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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국립 미술관

미술관은 중세 종교 미술부터 시작해서 참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난 중세 미술이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여러 미술관을 경험하다 보니 중세 미술도 생각보다 재밌는 구석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사람들을 묘사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대상을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시각화했는지 상상하는 건 꽤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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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머리카락은 진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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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으로 이동해 중요한 작품 두 점을 보았는데, Jan Matejko의 Stańczyk와 Battle of Grunwald였다.

IMG-20250528-WA0026.jpg Stańczyk

특히 Stańczyk는 폴란드에서 정말 유명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M이 미리 설명해 주어서 그 의미를 알고 감상할 수 있었다. 화가는 19세기의 폴란드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맡아야 하는 궁정 광대가 깊은 고민에 잠겨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 자체가 풍자이면서 대조이다. 웃음을 주어야 하는 광대가 희망을 잃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이라니, 이 모습만으로도 당시 정치 상황이 상상되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이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IMG-20250528-WA0025.jpg Battle of Grunwald

그런가 하면 Battle of Grunwald은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군이 튜턴 기사단을 상대로 승리한 전투를 기록한 작품인데, 그다인스크의 전쟁 박물관의 교실 모형에 걸려있던 그림이 아니었다 싶다. B가 굉장히 중요한 전투였다면서 자랑스럽게 말하던 기억이 났다. 폴란드에 세 번째 방문하면서도 폴란드를 이렇게 바라본 적은 처음이라 내게도 국립 미술관은 폴란드를 이해하는 새로운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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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흥미로웠던 작품들

현대 미술 전시까지 둘러보곤 우린 Museum fatigue를 겪기 전에 밖으로 향했다. 그리곤 드디어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zabka에서 핫도그 먹기'를 해냈다! 저번 방문 때에도 먹어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렇게 먹어보게 될 줄이야! M은 한쪽만 뚫려있는 빵 덕분에 소스가 새지 않는 게 기발하다고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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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zabka를 찾는 건 정말 쉽다! 두 번째 여행에선 몇 개나 봤는지 세곤 했다

그렇게 간단히 점심을 먹고 친구들이 강력하게 추천한 Royal Baths Park에 가는 길에 우린 Domino's에 들러야 했다. M이 Domino's에서 파는 Chocolate lava cake가 맛있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물가가 비싼 런던에 가기 전에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나온 따뜻한 초콜릿 케이크는 아주 따뜻하고 달았다. 단 걸 너무 많이 먹나 싶었지만 여행이니까 괜찮아! (많이 걸으니까..ㅎ)

IMG-20250528-WA0034.jpg 달콤한 추억, 추억은 달콤해

우린 당을 충전하고 마지막 행선지인 Royal Baths Park로 갔다. 이곳은 N과 B가 모두 강력하게 추천해 준 곳이었다. 날이 좋았다면 더 아름다웠겠다 싶었다. 공원에는 커다란 손이 쇼팽을 덮치는 것처럼 보이는 쇼팽 동상이 있었다. 그곳에 잠시 앉아있다가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기로 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오리를 만날 수 있었고, 괜히 오리에게 손을 내밀어보기도 했다. 짝짓기를 하는 곤충과, 혼자 생기를 뽐내는 새싹, 위통이 꺾여나간 나무, 가로등을 감싸 안고 있는 사티로스 동상.. 날씨가 울적하여도 나의 호기심을 멈출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마치 다신 오지 않을 곳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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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걷다가 주운 덜 익은 밤인데 조금 먹어보았다가 쓴 맛에 다 뱉어버려야 했다(ㅠㅠ) / 중간: 쇼팽 동상 / 오른쪽: 오리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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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사람이 꽤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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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공작새 / 오른쪽: 빨간색 곤충

약간은 촉박하게 기차역으로 갔는데, 마지막에는 엄청 뛰어야 했다. 맡겨둔 짐을 서둘러 찾고, 단호한 역무원에게 물어 물어 겨우 맞는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기차를 타면 바로 공항에 도착하는 줄 알았건만, 허허벌판인 것 같은 외딴 기차역에 멈춰 섰다.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건지 몰라 당황했지만, 사실 이런 작은 어려움이 여행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요소라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갔다. 조금 헤맸지만, 표를 안 팔 것 같은 매표소에서 표를 샀고, 바로 앞에 있는 버스에 타니 사람들이 꽤 타 있었다.

IMG-20250528-WA0041.jpg 환승 티켓

조금 휑한 거리를 지나 아주 작은 바르샤바 모들린 공항에 도착했다. 내가 가 본 공항 중에 가장 작은 공항인 것 같았다. 심사대를 거치고 나오니 시간이 꽤나 남아 빵으로 요기를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이때 M이 내 가족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얼마나 기억하려나? 우리의 대화에서 휘발되지 않고 남는 것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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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비행기도 역시 꽤나 지루했다. 런던에 도착하니 마치 집에 돌아온 기분이었고, 또다시 나는 타지에서 고향의 팔 벌림에 들어온 것 같은 안도감을 느꼈다. 이방인을 반겨주는 건 익숙한 표지판과 몸에 익은 지하철. 여행을 하며 오히려 느끼게 된 점은 돌아올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이다. 그 집이 얼마나 작더라도 말이다. 집이 있으니 여행도 가능한 것 아니겠는가?


가족에게 '런던 도착!'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엄마는 내가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런던 도착!'이라는 말을 보내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엄마 눈에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딸이 신기할 따름인 것이다. 아빠는 '세상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다'라고 말해준 적이 있는데, 참 감동이었다. 돈만 쓰고 다닌다고 뭐라 할 법도 한데, 여행하느라 고생한다니.. 사실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이 모든 추억과 인연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이 경험을 온몸은 다해 느끼고, 기억하는 것. 충만하게 살아가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IMG-20250528-WA0042.jpg 내가 집이라 부르는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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