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돼도 내 덕분, 못 돼도 내 탓!
조승연 작가의 유튜브를 보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통쾌한 말을 들었다.
'사람들이 뭐라 할까봐..' 에서 '사람들이'라는 말은 누구도 지칭하지 못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 '사람들'은 '나'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멋있지 않고,
내가 생각하기에 틀린 걸 가져다가
'사람들이 그런 거야'라고 착각했다.
'사람들이' 날 쳐다보고 손가락질하거나, 엄청난 박수를 쳐준다.
그러나 그게 사실 다 나의 생각이었다니?
내가 느끼던 많은 부담이 결국 나에게서 시작되었다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다행이었다.
그 망상을 벗어던지면 되잖아?
그래서 좋은 선택이란 없다. 내가 한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가치가 비슷한 것을 비교할 때에는 아무거나 선택하고 후회나 고민 없이 맞게끔 만들어가면 된다.
그렇게 머리를 싸매고 겨우 내렸던 결정들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오랫동안 피어올랐던 결정들이,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놓친 결정이 무엇이었는지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신중함이 때론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게 붙잡는 독이 되기도 한다는 걸 알았고,
바보 같은 결정은 없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내 결정이 그르다고 할 수 없다. 내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대신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결정이어야 한다. 잘 돼도 내 덕분, 못 돼도 내 탓!
날 짓누르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기대와 판단을 벗어던진 기분이다.
이번에 내린 크다면 큰 결정은, 내게 이런 해방감을 안겨주었다. 앞으로도 이러길!
난 예술을 하고 싶다. 예술에 가까운 것과 가까이 살고 싶다.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 영상을 만들고 싶다. 영상으로 예술을 하고 싶다. 글을 적고 싶다. 글을 읽고 문장에 감동하고 싶다. 감동하는 문장을 쓰고 싶다. 감동하는 문장과, 음악과, 영상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 그런 곳에서 배우고 싶다. 내 시선을 나누고 싶다. 남들의 예술을 배우고 싶다. 밤새도록 즐겁게 하는 걸 찾아나서고 싶다. 백 명이 내게 손가락질해도 당당할 수 있는, 나만 아는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대신 그러기 위해 잠시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이더라도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곳에 남아있자.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자. 그렇게 해야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까워질 것이란 희망을 품고.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아이라, 언젠가 내게 길을 보여주는 사람을 만날 거라 생각했다. 날 인도하는 척, 모든 걸 다 아는 척 하는 사람은 싫다. 그게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해 내 선택지가 좁아지는 순간이 올 거라 생각했다. 난 좁아진 선택지에 더 행복해할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이 그때인지는 모르겠다.
우린 뭘 믿고 오늘도 이야기를 나눌까. 벌써 같이 지냈던 시간보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더 많아졌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관계. 그래도 우린 생각을 나누고,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으면서 화면 너머의 시간을 쌓아간다. 막연한 희망과 희미해지는 추억과 그럼에도 보고 싶음이 너의 연락을 기다리게 한다. 마침 틀어둔 플레이리스트에서 Liebestraum이 흘러나온다. 우리 같이 들었던 곡. 사랑의 꿈! 꿈같은 사랑.
앞으로는 좋은 선택 말고 그냥 선택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