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사학재단
때때로 우리 사회는 학생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그런 사회가 조직적으로 움직일 때 학생들은 파편화되어 각개격파되는 경우가 많다.학벌주의,무한경쟁,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성을 대신해 평범한 학생들이 세상을 바꾸려 할때면 언제나 “공부나 해라”는 말이 그들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의 공부는 다른게 아니다.함께모여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법을 배우는 것,자신의 손으로 사회의 폐단을 바로잡아보는 경험 만큼 더중요한 공부가 어디있겠나.더욱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민주공화국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일례로 사학재단에 속한 학생회는 힘한번 못써보고 좌절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중,고등학교에서 교내선거를 실시할 때면 두발,복장 ‘자유화’를 갈망하던 학생들이 재단의 ‘수구성’에 가로막히는 일이 많다.자신의 투표로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민주교육은 온데간데 없고 학생들에게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것만 각인시키는 셈이다.
대학의 학생회는 실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학생회가 쥐지 못한 실권은 총장과 사학재단에 가있다.실권 없는 학생회는 학생들의 투표로 선출하고,실권을 쥔 총장과 사학재단은 유아독존인 것이다.그간 사학재단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챙기며 온갖 비리를 저질러 왔음에도 그들은 지난 사학개혁에 엄청난 반동이 되었다.
이에 맞서 학생들도 힘을 뭉쳐야 할 필요가 있다.정치권이 학원민주화,사학개혁이라는 카드를 쓰게 만들려면 학생사회가 조직적으로 들고 일어나야 한다.당장 사학재단에 대한 정부지원을 중단하고 총장을 학생들의 투표로 선출하라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국립대학교에서부터 모든 대학까지 서열과 등록금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이러한 목소리는 1020세대가 학벌주의의 장벽을 넘어 파편화되어 있는 학생사회를 통합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나는 개인의 학생으로서 동료학생들과 함께 학교와 사회를 바꾸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