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다. 교사에게 2월은 참 잔인한 한 달이다.
헤어짐과 만남이 교차하고, 다음 학년을 준비하며 업무를 조율하고 적재적소에 내가 배치되는 과정을 관찰하는 싱숭생숭한 한 달이다. 요 근래 헤어짐과 만남이 유독 많았다. 한 학교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있다 보니 다음 학교에서 시간이 짧아졌고 지역만기를 피해 서둘러 빠져나와 새로운 지역에 적응할 찰나에 좋은 기회가 생겨 다시 집 근처 학교로 오게 되었다. 구체적 시간으로 표현한다면 2년, 5년, 2년, 1년으로 학교에 몸 담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를 반복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사, 이직이 큰 기쁨이자 완강한 스트레스인 것처럼 교사 또한 학교 이동이 큰 기쁨이자 스트레스이다. 경력이 적었을 때는 기쁨이 스트레스보다 두 배 이상 컸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때 학교를 옮길 때마다 사실 설레었다. 새로운 선생님들과 교무실 원탁에 둘러앉아 있으면 나만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여기저기 굴리며 여긴 어떤 곳일까 미소 지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학교 이동이 누적된 어느 순간부터 나는 호기심이 아닌 경계심을 눈동자 가득 채우고 여긴 또 어떤 곳일까 두려움에 살펴보곤 했다.
그래도 이번 이동은 조금 설렌다. 2년, 1년 유목민처럼 이 학교 저 학교 스쳐 지나갈 때마다 한 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 학년의 아이들과 3년 동안 온전히 부대끼며 결실의 기쁨도 함께 맛보고 싶었다. 그래서 요즘 썸남 인스타 염탐하듯 새 학교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어가며 파악하고 있다. 사진첩 자료, 공지사항 글을 두루 살펴보며 이 학교는 어떤 성향일까 추측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여행 가기 전에 여행계획을 세울 때 가장 설레는 것처럼.
2월은 잔인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가장 열정에 불타오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보통의 사람들은 새해를 맞아 1월 1일부터 이것저것 한해 목표와 계획을 세우지만 교사들은 3월 2일이 한 학기의 시작이라 2월 말이 되면 올 한 해 어떻게 수업을 할까 고민도 하고 잠시나마 열정에 불타기도 한다. 막상 3월 2일이 시작되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메시지와 업무 지시와 전달사항 속에 정신을 잃어버리지만 2월에 다짐했던 수업 계획들은 총성 없는 전쟁터 속에서 겨우 숨을 붙이며 살아있다. 그래서 그런지 2월은 다양한 감정이 수시로 나를 스쳐 지난다. 올해는 느낌이 좋다.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학교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