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친 건 아빠잖아, 그게 무슨 신의 뜻이야

<그저 사고였을 뿐> 감독 자파르 파니히 2025

by 김지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항상 고민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수많은 감독들이 매 작품, 매 씬마다 이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 각자의 해답을 찾아 영화에 적용한다.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꽤나 흥미로운 대답을 던져주고 있다.


영화는 자동차 수리기사 ‘바히드’가 자신을 고문했던 정보관 ‘에크발’을 납치하면서, 그에게 당한 피해자들과 함께 그를 처리할 방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이란의 정치 체제의 희생자인 그들을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깊고 짙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럼 영화가 ‘보여주고’ ‘보여주지 않은’ 것들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 함께 찾아가보자.


영화는 가장 중요한 후반부 10분간의 롱테이크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하고 있다. 카메라를 고정한 채 나무에 결박된 에크발을 계속 보여주며, 오직 그들의 대화와 주변을 돌아다니는 바히드의 신체 일부만으로 진행되는 이 장면은, 에크발과 대화하는 바히드의 리액션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오직 대화만으로 긴장감과 감정을 더욱 깊게 느끼게 만든다.


또한 바히드와 피해자들이 경찰을 만나는 장면과, 다 같이 고장 난 자동차를 끌고 가는 장면을 통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하고 있다. 경찰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납치 사실이 들키지 않기 위해 각자 능청스럽게 대처하는 모습과, 고장 난 자동차를 모두 함께 밀고 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코믹하게 환기한다.


결국 자파르 파니히 감독은 영화의 기본 질문인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 것인가?’를 통해 무엇을 보여줘야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까, 무엇을 보여주지 않아야 꾸밈없이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하고 있다. 그 대답이 모든 것의 정답이 될 순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대답이 이 영화에는 정답이었다는 것이다.


한 줄 평론 - 보여줄 것인가, 보여주지 않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