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사 온 삼촌
서기 1982년 5월 4일 (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30분
오늘은 삼촌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케이크를 사가지고 왔다. 나는 케이크를 먹으니까 배가 불렀다. 더 먹고 싶어도 못 먹었다. 나는 케잌이 먹고 싶었다. 엄마께서 내일 먹으랬다. 우리 삼촌은 참 좋은 삼촌이라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내가 어릴 때 케이크는 많이 비쌌다.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귀한 음식이었다.
집안에 큰 행사가 있을 때나 먹을 수 있었던 케이크를 삼촌이 사 오셨으니 얼마나 기쁘고 신이 났을까 싶다.
아마도 내일이 어린이날이라서 삼촌이 사 온 것 같다.
지금도 맛있는 케이크가
그 당시는 얼마나 맛있었을까.
더 먹고 싶어도 배가 불러서 못 먹는 상황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싶다. 내일 먹으라는 엄마의 말씀을 듣고 잠을 청할 때 아쉬움과 기쁨으로 잠을 청했으리라.
오늘 도심 곳곳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했다.
적십자사에서 결식아동에 대한 홍보 행사를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일 년에 결식아동이 30만 명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그 아동들에게 밥값이 지원되긴 하는데
그것도 방학 때만 지원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 돈을 아껴서 밥을 사 먹어야 해서 하루 3천 원으로 끼리를 때워야 하기에 편의점 등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는 얘길 하셨다.(행사 중으로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제대로 못 들었을 수도 있어요)
내가 어릴 때는 대부분 가난하고
먹을 것도 다양하지 않아서
못 먹는 경우가 있긴 했었다.
간혹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해서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는 아이들을 본 적도 있었지만 나는 김치에 계란프라이정도의 반찬은 싸갈 정도의 형편은 됐었기에 도시락을 못싸간 적은 없었다.
2025년 우주여행도 가능하고
물질만능시대와 풍부한 음식이 많은데도
하루 3천 원 정도로 음식을 사 먹어야 하는 지원제도와 결식아동들이 많다는 얘길 듣고는 다시 한번 현실에 맞는 아동복지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월은 복지에서 소외되는 아동들이 없기를.
아동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