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무슨 생각하시나요
서기 1982년 5월 3일 (월요일) 날씨 비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오늘은 비가 왔다. 나는 우산을 쓰고 학교에 갔다. 비가 많이 안 왔다. 나는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밥 먹을 쌀 같은 것은 다 물로 자라니까 나는 하나님한테 비를 많이 내려달라고 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비가 많이 내리면 꽃도 잘 자라고 곡식도 잘 자라니까.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2025년 5월 3일 토요일 날씨 비 오다 그침
43년 전 오늘도 비가 내리다 그쳤고
열 살이었던 나는 식물들을 위해 비가 더 왔으면 좋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오늘도 비가 내렸다.
신록은 우거지고 연두색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5월이지만 기온이 내려가서 쌀쌀했다.
내리는 비를 보며 옥상에 심어놓은 상추가 잘 자라겠구나 생각했는데, 열 살 때 일기에도 비를 보며 식물들을 생각했다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식물은 비를
나는
시간을 먹고 자란다.
비는 멈추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 시간을
잠시 붙잡아 둘 수 있는
글로 남겨진 일기가 참으로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