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은 언제 쓸쓸할까요
서기 1982년 5월 12일 (수요일) 날씨 비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30분
오늘은 엄마께서 큰집에 가시고 내일은 나, 엄마가 없고 아빠와 동생만 있으니까 이상했다. 엄마 아빠 우리 식구가 다 있을 때는 괜찮은데 엄마와 막냇동생이 없으니까 쓸쓸했다. 그러나 하룻밤만 자기만 하면 엄마가 오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왜 괜찮다고 했으면 우리 식구 모두니까.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식구 중 한 사람만 없어도 허전하고 쓸쓸한 상실감을 느끼는 열 살.
엄마와 막내가 없는 시간,
기다림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시간이 지나면
엄마와 동생을 만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열 살이었던 애순이가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첫날
관식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해. 엄마가 벌써 보고 싶어. 엉엉~~~
잠시 안 보여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영영 못 볼 때의 애순이 마음을 나는 조금 안다,
나도 열세 살에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이별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온다.
슬픔은 오로지 살아있는 자의 몫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고 한다,
배우자이든
부모님이든
자식이든
지인이든
반려동물이든
잘 떠나보내고 싶고
나 또한
잘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