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어린이
서기 1982년 6월 2일 수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엄마께서 크레파스를 사주셨다. 나는 크레파스가 내 것인 줄 알고 좋아했더니 내 동생 크레파스였다. 나는 엄마한테 나도 사달라니까 너는 크레파스 있으면서 왜 그러냐고 말씀하셨다. 나는 크레파스가 부러져서 그런다니까 엄마께서는 크레파스를 아껴 쓰는 어린이가 착한 어린이랬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크레파스를 아껴 쓰자고.
잠자는 시각 : 오후 10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부러진 크레파스가 많았던 나.
동생에게 사 준 새크레파스가 얼마나 부럽고 갖고 싶었을까.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상황과 감정들.
그땐 큰일 같았어도 잊혀지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지금 겪고 있는 일들도 마찬가지겠지.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고 기억도 안날것이다.
10년 후
아니
1년
아니 한 달만 지나도
누군가를 미워했고
서운했고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났던 것들의 기억이 희미해질 것이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것에
에너지 낭비 말고
보다 가치 있는 것에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