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빵 먹다가 목이 마르면 보리차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6월 3일 목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방청소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아빠께서 오늘은 그전에보다 더 일찍 오셨다. 아빠께서 빵을 사주셨다. 빵은 참 맛이 있었다. 그런데 빵만 먹으니까 목이 말라서 보리차를 마시면서 먹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아빠는 참 좋은 아빠라고 생각하고 우리 막냇동생 혜미는 참 귀여웠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빵을 먹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나 보다.

아빠는 참 좋은 아빠고

막내는 귀엽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빠가 좋기만 했을까.

술을 드시고 오시면 말도 많아지시고

우리를 귀찮게 하시고

때론 엄격하고 무섭기도 했었지만

일기 속 아빠의 모습은 항상 좋은 점만 적혀있다.


선생님께서 검사를 하셨기에

어린 나이에도 나름 검열을 해서 썼으리라.


막내가 귀엽긴 했으나

매번 양보하고

참아주고 같이 놀아주는 게

귀찮고 싫었을 텐데도

선생님께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미지 관리를 할 줄 알았던 것이다.

열 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