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연습
서기 1982년 6월 25일 금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피리연습을 하는데 손이 잘 따르지 않았다. 피리를 부를 적에 도 하려니까 소리가 높은 도가 나왔다. 그다음에 레를 하니까 소리가 잘됐다. 피리 부를 적에 도는 안 되고 레미파솔라시도 여기만 잘됐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피리에 도가 안 나와도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피리 불어 본 적 있으시죠.
손가락으로 구멍을 다 막아야 낮은 도 소리가 나는데요.
어릴 적에는 손이 작아서 제일 마지막에 있는 이 구멍을 새끼손가락으로 막기가 힘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 소리가 예쁘게 안 났었죠.
레는 새끼손가락을 떼면 되니
어느 정도 소리가 잘 났고
그다음부터는 맑고 예쁜 소리가 잘 났던 거 같아요.
열 살이 쓴 일기인데 피리 부는 과정을 잘 설명해 놓아서 지금의 저보다 글 쓰는 실력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특히 피리 연습을 하는데 손이 잘 따르지 않는다는 표현이 참 근사하네요.
피리도 가격이 천차만별
비싼 피리를 가져온 아이들의 소리는 참 예뻤었죠.
그 아이들은 피리라고 부르지 않고 리코더라고 불렀어요. 엔젤리코더 ㅎ
저는 문방구에서 500원인지 1000원인지 주고 산 흰색인지 살구색인지
피리였던 거 같아요.
그 피리로 만화영화 개구리소년 주제곡을 기가 막히게 불렀었죠.
시끄러웠을법한데 엄마 아빠는 한 번도 시끄럽다고 안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하답니다.
오늘은 잠시 어린 시절 피리를 불며 놀던 생각을 해보았네요.
읽어주신 작가님 모두
장마철 비조심하세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