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꼰대야?

by 푸른 잎사귀

출근하자마자 N이 나에게 눈짓을 한다.

표정을 보니 뭔가 할 말이 있는 거 같아서

가방을 내려놓은 후 조용히 복도로 걸어 나가니 조금 있다가 N이 옆으로 다가온다.


언니 내 얘기 들어보고 내가 꼰대인지 아닌지 얘기해 줘.

그래, 무슨 일인지 말해봐.

언니는
언니보다 나이 많은 분들과 음식점 갈 때 안쪽에 앉아?
바깥쪽에 앉아?

글쎄
상황에 따라
안에 앉을 때도 있고 밖에 앉을 때도 있지.
그건 왜 물어?

J는
음식점에 들어가면 항상 안쪽에 들어가서 다리 딱 꼬고 앉아있거든~~ 근데 그게 한 두 번이 아니라 매번 그래.
나 그때마다 기분이 별로거든.

아~매번 그렇다면 문제가 있지
그건 밖에 앉은 사람 보고 서빙하라는 거잖아
본인은 가만 앉아있겠다는 표현 같은데?

응, 앉자마자 다리 딱 꼬고 앉아있어.

나이도 한참 어린애가 매번 그러는 거라면
J가 경우가 없긴 하네 ㅎ

그렇지?

담엔 네가 안쪽에 앉겠다고 해 봐~~~~

음,ᆢᆢ ᆢ


직장 내 젊은 동료들과 점심 먹을 때 이런 일이 매번 일어난다며
N이 나를 붙잡고 본인이 꼰대인지 아닌지를 묻는다.

J는 33살이고 8년 차 선임
N은 45살이고 1년 차 신입이다
둘은 원숭이띠 띠동갑이다.

센터 내에서 점심을 먹을 때에
다른 동료들이 주방에 들어와 같이 돕기는 해도
L은 미혼이고 J는 신혼이고 공익 2명은 음식 차리는 걸 돕고 센터장은 다 차리면 나온다고 한다.
N이 거의 음식을 데우고 조리하는 걸 맡아서 한다며
식모 아닌 식모살이까지 해야 하냐며 푸념을 한다.

중이 절이 싫으면 나가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싫어도 나갈 수 없는 경제적인 현실 앞에서 N은 부당한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다

본인보다 나이 많은 내가 입사하여 너무 좋다며
4시간 근로자인 내가 출근하는 시간을 기다리고
나를 언니라고 부르는 N은
내가 없는 오전시간에 벌어지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많은 감정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그것을 감당하는 대가로
내 급여의 두 배를 받아간다

내년에는 호봉제로 바뀌어
N이나 나나 월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센터장보다 급여가 높은 선임은 일이 제일 없고

호봉제가 적용되어도 피해가 없이 승급이 되는 L도 일이 늘어나는 게 없는데

급여가 깎이는 N과 내가 제일 바쁜 이 구조 속에서

돈을 덜 받으면 일도 줄어야 하고

많이 받으면 일도 많이 해야 하지 않냐는 내 생각도 꼰대일까?

N의 질문
언니, 나 꼰대야? 가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