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홍 소시지
서기 1982년 8월 19일 목요일 날씨 비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현진이와 현우가 우리 집에 와서 놀았다. 참 재미있었다.
현진이가 쏘세지를 가지고 와서 같이 나누어 먹었다. 참 맛이 있었다.
내일도 우리가 사 먹을 거라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내 어릴 적 소시지하면
커다란 분홍소시지가 생각난다.
계란물 풀어서 소시지를 푹 담근 후
하나씩 꺼내 기름에 노릇하니 부쳐내어
케첩과 함께 먹으면 맛이 기똥찼다.
내 도시락반찬 최애였다.
살림살이가 넉넉한 아이들은
햄을 싸 오기도 하였으나
나 때는 대부분 분홍 소시지가 대표적이었다.
아이들끼리 간식으로 먹었던 소시지는
천하장사 소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엄마 따라 시장에 가면
분홍소시지를 넣은 핫도그를 파는데
하나를 다 넣은 건 백 원
소시지 반만 넣은 건 오십 원
그때 거의 오십 원짜리 두 개를 사서
동생과 하나씩 먹었던 기억이 난다.
뭐든지 있으면
하나를 온전히 먹지 못하고
나누어 먹었던 그 시절.
바나나 한 개를 가지고도
다섯 식구가 나눠먹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소시지 한 입 넣어
꼭꼭 물이 되도록 아껴씹어 먹던 그 시절이 그리워
결혼 후 30대 초반까지도 대형마트에 가면
천하장사 소시지를 사 오곤 했었는데
오십이 넘으니
이젠 입에 대기도 힘들어졌다.ㅎ
입맛도
시대 따라 변하는가 보다.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