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기 전 답장이 올까?
서기 1982년 8월 21일 토요일 날씨 흐림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심부름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이제 개학날이 며칠 안 남았다. 그동안 빨리 숙제를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동생도 숙제를 열심히 했다. 그런데 8월 17일 날 선생님께 보낸 편지가 아직도 안 왔다. 빨리 선생님 편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15분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8월 17일 날 보냈으니
당연히 아직 답장이 안 오겠지 열 살아.
너 때는 오직 텔레비전만 있었고
타자기로 글을 쓰고 일을 했었지.
라디오도 많이 들었잖아.
당연히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었지.
핸드폰은 말할 것도 없고.
전화번호는 30개 정도는 외웠었지.
생일도 가족, 친척, 친구 다 기억했잖아.
지금은...
내가 외우지 않아도
기계가 다 알아서 기억을 해주는데~~
음~~ 뭐랄까.
내가 나이가 들어서 암기가 안 되는 건지
요즘 분위기가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지만
예전만큼 읽는 능력도
저장능력도 떨어지고만 있는 거 같아.
궁금한걸
답을 생각하는 시간도 없이
바로 질문을 하면
몇 초 만에 뚝딱
정리를 해 주거든
그걸 읽으며
감탄하다가
필요한 것만 꺼내 쓰니
버려지는 정보들도 많은 거 같아.
쉽게 얻으면
쉽게 잊히는 걸까.
참
알 수 없다. 요즘 현실.
너무
빠르게
빠르게
변하는 거 같아.
그땐 몰랐을 거야.
40년 후 이렇게 급변할 줄은.
편지 보내고
몇 날며칠을 기다리던
그 설렘이
사라진다는 걸
그땐 몰랐을 거야.
추신 :
근데 열 살아~맞춤법이 너무 엉망이야.
하기야 나도 엉망인데 브런치에서는 맞춤법 검사를 해줘.
이 기능이 없다면 나도 너랑 똑같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