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인형의 집

by 푸른 잎사귀

서기 1982년 9월 11일 토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우리 집에는 인형이 많아서 좋다. 우리 집에 친구가 오면 인형을 가지고 갈라고 한다. 나는 그전에보다 인형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 집은 인형으로 덮여있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35분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인형으로 덮여있는 우리 집

인형이 얼마나 많았기에 그렇게 생각했을까?

내 기억에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딸이 셋이라 한 사람이 세 개씩만 있어도 아홉 개니

크고 작은 것 다 합치면 많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이제 고학년이 되니 인형이 싫증 난다 하고

밥을 해 먹어야 철이 나는 거라 하던 열 살이지만

아직은 인형이 좋을 나이인가 보다. ㅎ


사람은 태어난 순간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거라는데

어제 친구 어머니의 죽음 속에서

나의 어머니의 미래와

나의 미래를 보았다.


친구가 말하길

부모님 다 살아계신 사람들이 부자라고.


인형이 많아서 부자처럼 느껴졌던 열 살은

부모님이 계신 지금이 얼마나 부유한 삶이란 것을 몰랐을 것이다.


아직은

내 옆에 엄마가 계셔서

나는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