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뜻대로 안 되어도 즐겁게. 시간은 더 빨리 흘러가니까
체육복을 안 입고 와서 체육을 안 한댔고 짝을 바꿨는데 나는 내 짝 그대로였다. 나는 여자 짝꿍인지 알았다. 그리고 이지연이도 남자와 앉았다. 그리고 학교 공부가 끝나서 집으로 갈 때 지연이와 함께 갔다.
열 살은 알았습니다.
'그런데'는 앞의 내용과 다른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때 사용한다는 것을요.
선생님께서 오늘 체육을 한다고 했나 봅니다. 그런데 이십 명이 체육복을 입고 오지 않아서 체육을 못하게 되었네요.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듣지 않았거나, 깜박했거나 여러 이유들이 있었을 테지만 열 살은 체육복을 잊지 않고 잘 입고 갔네요.
체육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길이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날씨도 맑음이고 좋았는데 말이죠.
체육복을 입고 온 사십여 명의 아이들은 기분이 나빴을 것이고,
체육복을 안 입고 온 이십여 명은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됐었겠네요.
아~~ 열 살도 속상했겠는데요.
체육을 안 하는 대신 짝 바꾸기를 했군요.
근데 이런..... 짝을 바꿨는데 열 살은 왜 짝꿍이 그대로였을까요. ㅜ
여자짝꿍을 원했던 열 살.
아마도 이지연과 앉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지연이와 함께 집으로 향하는 길은 즐거워 보여요.
열 살은 오늘 체육도 못했고
짝꿍도 그대로였지만
지연이와 집으로 가는 길에서 즐거움을 찾았을 것 같아요.
삶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아도 그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열 살을 통해
오늘도 배웁니다.
고마워 열 살.
1982년 10월 23일 토요일 날씨 (맑음)
남자들은 발야구를 했다. 우리는 동그란 원을 그려 공을 가지고 운동을 한다. 한참 하다가 교실에 들어가서 음악을 하였다. 참 재미있었다. 또 더 일찍 끝나는 것 같았다.
즐거운 것을 할 때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는 걸 열 살은 알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이라 즐거웠을 것이고
어제 못한 체육을 해서 즐거움은 두 배가 되었을 것이고
음악까지 했으니 세 배의 기쁨이 있었겠네요.
수학이나 국어과목이 아닌
예체능 과목을 더 좋아했던 열 살 같아요.
뛰어놀고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놀다 보니 더 일찍 끝났다는 것을 느낀 열 살을 보는데
왜 제가 뿌듯하고 기쁠까요? ㅎㅎ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많이 놀지도 못하고
날마다 즐거운 것만은 아닌데
왜 지금의 시간은 빨리
어제보다도 오늘이 더 빨리
그렇게 하루가 빨리빨리 끝나는 것 같을까요?
1982년 10월 24일 일요일 날씨 (맑음)
혜주와 혜미가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데 혜주와 혜미가 막 떠들어댔다. 나는 혜주와 혜미한테 시끄럽다고 하니까 소용도 없었다. 나는 내 귀를 막고 시끄러워 좀 조용히 해 하고 아주 큰 소리로 하니까 둘 다 나보고 시끄럽다고 했다. 나는 누가 할 말을 한다니까..........................................(다음에 계속)
오늘의 일기를 읽는데 시나리오 형식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싶어서
나름 어설프지만 바꿔 보겠습니다.
등장인물 :
혜원 : 10살의 여자아이
혜주 : 8살의 여자아이
혜미 : 3살의 여자아이
엄마 : 30대 후반의 여성
배경 :
낮시간
책상과 의자 인형등이 보이는
초등학교 여자 아이들의 방안 풍경
제1 막
무대 중앙에서 혜원이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무대 왼쪽에서는 혜주와 혜미가 웃으며 떠드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한다.
행동의 크기도 커지고 혜주와 혜미의 시끄러운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리기 시작한다.
혜주 : (큰 웃음소리) 깔깔깔
혜미 : (혜주보다 더 크고 귀엽게) 하하하
혜원 : (독백으로) 아.... 시끄러워.
혜원은 열심히 계속 무언가를 만드는데 얼굴 표정이 점점 일그러진다.
혜주 :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발동작도 쿵쿵거리며) 야!!! 너!!! 으하하하!!!
혜미 : (혜주 손을 잡고 함께 빙빙 돌며 큰소리로) 룰루랄라~~ 으히히히~~~
혜원 : (만들기를 멈추고 결심한 듯 외친다) 시끄러워!
혜주와 혜미는 들은 척도 안 하고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혜원 : (혜주와 혜미 쪽으로 시선을 든다. 표정이 많이 일그러져 있다. 무언가를 결심한 비장한 표정을 하고는 손으로 귀를 막은 후 아주 큰 소리로 외친다) 시. 끄. 러. 워. 좀. 조. 용. 히. 해!!!!!
혜주, 혜미 : (혜원을 쳐다보더니 동시에 외친다) 시.끄.러.워!!!!!
혜원 : (만들던 것을 멈추고 벌떡 일어나며 혜주, 혜미 앞으로 다가가서 외친다) 누가 할 말을 하는 거야?
혜주와 혜미가 그 소리를 듣고 혜원이를 쳐다본다.
셋이 서로 쳐다보며 눈으로 쏘아붙이며 씩씩거리고 있을 때
천둥번개 같은 효과음 소리가 나며 무대가 어두워진다.
재미있으셨나요?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오늘은 제목을 일기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해서 써 보았어요.
- 뜻대로 안 되어도 즐겁게. 시간은 더 빨리 흘러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