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력, 분리수면, 짝 바꾸기
혜미가 미웠다. 5번째에서 다 만들었다. 나는 조심조심해서 가지고 갔다. 뭐를 만들 적에는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노력이란 데 필요한 거란다.
오늘 일기는 뒷부분이 궁금하신 작가님들이 많으셨어요.
작가님들이 예측한 결과를 댓글에 달아 주셨는데
여러 내용을 읽으며 제가 많이 즐거웠습니다.^0^
예측하신 결과가 맞으셨는지요?
열 살은 돼지의 허리가 자꾸 부러지자 속이 상했어요.
가까스로 세 번째에 만든 돼지를 혜미가 건드려서 돼지의 허리가 부러지자
나는 혜미가 미웠다고 써놨네요.
네 번째도 실패....
그러나 열 살은 다시 도전을 합니다.
어디에서 왜 부러지는지 원인을 파악하여 면밀히 관찰을 하고 보완을 하여
다시 만든 덕에 드디어 다섯 번째에 완성을 했네요.
또 부러질까 봐 조심조심 돼지를 옮기는 열 살의 모습을 보며
기특해서 머리를 쓰담쓰담해주고 싶네요.
+ 열 살의 깨달음 :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1982년 11월 2일 화요일 날씨(맑음)
오늘 동생과 함께 밤에 공부방에서 잤다. 맨 처음에는 무서워서 잠이 안 왔다. 그러다가 졸리어서 잠을 잤다. 엄마하고 아빠하고 자다가 혜주하고 자니까 기분이 이상하고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나는 무서워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여러분들은 밤에 잘 때 무서우면 어떻게 하시나요?
요즘 아이들은 분리수면을 일찍 시작하는데요.
저 어릴 때는 단칸방에 살다 보니 온 식구가 다 같은 시간에 잠이 들곤 했죠.
아빠 코 고는 소리에 잠이 깼다가도
자장가 삼아 다시 잠이 들기도 했어요.
곱고 예쁜 젊은 엄마가 잠꼬대하는 소리도 듣고
둘째의 이 가는 소리와
막내의 칭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이불을 서로 끌어당기다가 스르르 잠에 빠져 들었죠.
아침에 일어나 보면 맨바닥에 누워서 배는 다 까놓고
침을 질질 흘린 채로 자고 있는 모습의 동생을 볼 때도 있었죠.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만...ㅎ
아무튼 그렇게 다 같이 자고 다 같이 일어나는 공동체 구조였어요. ㅎ ㅎ
그러다가
구월 달에 이사 온 집은 안방과 공부방이 분리되어 있었고
그동안 부모님과 같이 자다가 공부방에서 둘째와 같이 잠을 자는데 괜한 무서움이 엄습해 왔나 봐요.
무서움은 졸음을 견디지 못했고
졸음은 무거운 눈꺼풀을 견디지 못했나 봐요.
무서우니가
이불속으로 쏙.....
그리곤 잠이 들었네요.
+ 열 살이 알려드립니다!
Q : 밤에 잘 때 무서우면?
A :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기
1982년 11월 3일 수요일 날씨(맑음)
오늘 학교에 들어가니까 아이들이 짝을 바꾼 댔다. 차례차례 남자먼저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마음이 두근거렸다. 내 친구가 남자끼리 안는댔다. 나는 정말인지 보니까 아니었다. 우리가 점점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김만국이랑 앉았다. 또 내 친구............................(다음에 계속)
오늘의 일기만으로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잘 안 오시죠?
제 기억의 창고를 열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1.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을 모두 복도로 나가라고 합니다.
2. 번호 순서에 맞춰 남녀 따로 줄을 섭니다.
3. 남자아이들부터 교실에 들어가서 담임이 정해주는 대로 자리에 앉습니다.
4. 남자들이 다 앉으면 여자 아이들이 들어갑니다.
5. 남자 1번이랑 여자 60번이 짝이 되고 , 남자 2번이랑 여자 59번이 짝이 되고 이렇게 짝을 바꿉니다.
(다음에는 남자 1번이랑 여자 1번, 또 다른 날에는 남자 15번이랑 여자 1번 이런 순으로 선생님께서는 자주 짝을 바꿨습니다.)
남자들이 먼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친구는 남자는 남자끼리 앉는다고 얘기를 한 거고
열 살은 제발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짝꿍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마음이 두근거렸던 겁니다.
교실 안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로 복도에서
우리가 점점 들어가고 있을 때
얼마나 설렘과 두근거림이 있었을까요?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죠.
저는 김만국이랑 앉게 되었는데요.
당시 김만국이는 잘생긴 편이었고 장난기가 있으며 싸움 잘하는 남자아이였어요.
저를 괴롭히던 최영철이가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최영철이는 누구랑 짝이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