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 26일

육성회비 / 군고구마

by 푸른 잎사귀

테 공과 피아노를 접는 법 차례를 잘 봤다. 공은 한 번 배우니까 할 수 있겠는데 피아노는 어려워서 자꾸 연습을 했다. 마치 내 친구가 선생님 같았다.


친구한테 종이 접기를 배우는 열 살.

공은 쉬운데 피아노는 어려워했네요.


그러고 보면

공놀이는 쉬운데 피아노 치는 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발로 하는 건 쉬운데

손으로 하는 건 어려운 이치 같아요.


어려우면 연습

연습만이 지름길이죠.




11월 25일 목요일 날씨 : 흐림


숙제를 다한다음 수첩을 보니까 육성회비라고 쓰여있었다. 나는 한바탕 잊어버릴 뻔했다. 나는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는 은행에 가서 낼라고 그랬는데 25일에 사람들이 많아서 엄마는 서무과에다 냈다. 나는 서무과에다 내도 되나 생각을 했다. 엄마께서는 괜찮다고 하셨다. 나는 내 일기에 써 준 ‘엄마 말씀은 다 옳으시단다’에서 엄마를 믿고 집으로 왔다. 나는 참 속이 시원했다.


한바탕.... 잊어버릴 뻔했다고 쓴 걸 보면서

하마터면이라는 말 대신 한바탕이라고 쓴 거 아니었을까 싶어 집니다.

어휘력이 부족해서였겠지만 육성회비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것을 쓰다 보니

그렇게 쓴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육성회비!


이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육성회비가 많이 밀리긴 했었죠.


은행에 가서 육성회비를 낸다는 건 일기를 읽으며 알게 되었네요.


열 살이 육성회비 못 낼까 봐

얼마나 전전긍긍했는지 엿보이는 일기입니다.


은행에는 사람이 많아서 못 내다보니

서무과에 내도 되는 건지 겁도 나고

얼마나 속이 탔을까요?


그때 열 살은 선생님께서 써 주시던 글을 생각합니다.

갑자기 날이 추워지자 털옷을 입고 가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아서 학교에서 추웠었다는 일기 밑에 선생님께서 써 주신 말씀을 열 살은 믿어보기로 했지요.


엄마 말씀은 다 옳으시단다.


그 말을 믿기로 작정한 열 살은

일이 해결되자

속이 참 시원했다고 하네요.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것을 붙드는 열 살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웁니다.


25일....

월급날

세금 나가는 날

공과금 마감일.


그때나 지금이나 25일은 뭔가 돈과 연관된 그런 날인가 봅니다.


작가님들은 오늘 돈이 들어오는 날이었나요?

돈이 나간 날이었나요? ㅎ





1982년 11월 26일 금요일 날씨 : 맑음


오늘 엄마께서 혜미를 잘 보았다고 군고구마를 사주셨다. 군고구마는 식었으면서도 달콤하고 맛이 있었다. 내 국어책에....................(다음에 계속)



군고구마...........

신기합니다.

오늘 일기를 올리는 25년 11월 25일(화)에 올해 첫 군고구마를 먹었거든요. ㅎ

CU에서 파는 고구마였는데 식은 고구마였어요.

먹으면서 달콤하고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참 신기하네요.


그나저나

고구마 얘기를 쓰다가

내 국어책에... 가 연결되는 이 일기내용의 뒷부분이 궁금해집니다.



지인이 사들고 온 올해 첫 군고구마(근데 왜 식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