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15일

샤프와 연필 / 주운 인형

by 푸른 잎사귀

게해서 선생님이 끄신댔다. 참 재미있었다. 끝날을 적에 7반 선생님이 가지고 가셨다. 나는 또 한 번 듣고 싶었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서 선생님께서는 녹음기를 끄셨다가 정답입니다.

수업이 끝났을 때 7반 선생님께서 녹음기를 가지고 가셨군요.

7반 아이들은 녹음기를 틀어줬을 때 과연 조용했을까요? ㅎ


지금은 친숙하고 익숙한 녹음기였지만

저 어릴 땐 내 목소리가 녹음이 되어 다시 나오는 과정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었죠.


형광등에서 백열등으로

유선전화기가 무선전화기로

삐삐가 핸드폰으로 바뀔 때마다

문명의 변화에 신기함을 감출 수 없었죠.


얼마 전 읽은 [처음 만나는 양자의 세계]를 읽어보니

앞으로는 세상이 더 빠르게 변할 거라는데

당장 5년, 10년 후의 세상은 어떻게 바뀔지요.


그때 내 나이가 몇이더라???

흠....





12월 14일 화요일 날씨 : 맑음


희옥이가 우리 집에서 숙제를 한댔다. 산수를 했는데 희옥이가 더 빨리했다. 나는 희옥이 샤프랑 내 연필이랑 바꿔서 썼다. 그래도 희옥이가 더 빨리 썼다. 샤프심은 참 부드러워서 잘 써졌다. 나는 산수숙제를 할 적에 천천히 썼고 희옥이는 빨리 써서 나보다 더 늦게 썼다. 진짜 선생님 말한 대로 한 자 한 자 차근차근 읽다 보면 나중에는 빨리 읽는다는 말씀이 꼭 들어맞았다.




희옥이 기억하시죠?

저에게 젤리와 사탕을 주었던 친구죠.


나는 연필

희옥이는 샤프

샤프심은 부드러워서 희옥이가 더 빨리 숙제를 했네요.

그래서 열 살은 둘이 바꿔서 하자고 했겠죠?

근데 뻑뻑한 연필로 글씨를 쓴 희옥이가 더 빠르게 썼다니...

열 살은 참 난감했겠죠?


생각나실지 모르지만

이 때는 책받침을 대고 글씨를 썼잖아요.

그래서 글씨를 빠르게 쓰는 아이들은 책받침에 연필심 부딪치는 소리가

딱! 딱! 딱! 딱! 하고 경쾌하게 나곤 했었죠.

아이들은 온 힘을 주어 글씨를 빠르게 쓰다가

나중에는 손이 아파서 손목을 탈탈 털어가며 글씨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희옥이는 글씨를 빨리 쓰는 아이였나 봐요.


그때 열 살은 생각했어요.

한 자 한 자 차근차근 읽다 보면 나중에 빨리 읽는다는 선생님 말씀을요.

그래서 희옥이보다 느렸지만

한 자 한 자 차근차근 천천히 글씨를 쓰며 숙제를 한 것 같아요.

그리곤 알게 되었죠.

처음에는 빨리 썼던 희옥이가

나중에는 느려졌다는 것을요.


열 살은 오늘도

천천히

차근차근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했네요.






12월 15일 수요일 날씨 : 맑음


혜주가 인형을 주웠다. 그런데 미웠다. 집에 와서 혜미를 주니까 혜미가 밉다고 인형 모자 가지고 옷을 만들어 달랬다. 엄마가 만들 적에는 예뻤지만 다하고 보니까 미웠다. 혜주가 맨 처음에 주운게 그래도 혜미가 옷 만들어 달랠 적에는 나도 좋았는데 만든 걸 보니까 미웠다. 다시 혜주...................(다음에 계속)




그런 경험 있으시죠?

처음께 별로여서 손을 봤는데

오히려 새로 만든 것이 처음 것보다 못한 경우요.

그냥 가만히 둘 걸 괜히 시간과 정성만 들어가고 결과는 허접한 경우요.


이번 일기가 그런 경우라 저는 정말 웃겼답니다. 푸하하

혜주가 인형을 주운 것도 신기했지만

얼마나 미웠으면 자기가 안 갖고 막내를 줬을까요?

그리고 당시 세 살이었던 막내도 보는 눈은 있어서 밉다며 한 가지 부탁을 하죠.


"인형 모자로 옷을 만들어 줘."


열 살과 혜주는 반짇고리를 꺼내서 서툰 솜씨로

인형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겨서 오리고 바느질을 했겠죠?


그런데 당연한 결과 아니었을까요?

솜씨 좋은 엄마가 만든 것은 당연히 예쁜데

열 살과 여덟 살이 만든 것은 전혀 예쁠 리가 없죠.


'다시 혜주'........... 다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