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1 월 18일
1월 16일 일요일 날씨 : 맑음
(열한 살의 내가 쓴 일기)
엄마가 초코파이를 사주시면서
엄마시장에 갔다올태니까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집을 보라고 하셨다.
나는 네 하고 대답을 했다.
엄마께서 오셔서 우리를 칭찬해 주시고
저녁때 맛있는 고기반찬을 해주셨다.
엄마는 시장에 다녀오기 전,
세 딸에게 초코파이를 사주셨다.
집을 잘 보고 막내를 잘 보라는,
아주 작은 조건이 달린 과자였다.
초코파이를 꼭 사주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우리를 집에 두고 나서는 일이
엄마는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한 일은 거의 없었다.
집에서 초코파이를 먹으며
편안하고 따뜻하게
엄마를 기다렸을 뿐이다.
시장에서 돌아온 엄마는
고생했다는 말을 기대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를 먼저 칭찬해 주셨다.
추운 날 장을 보고 돌아온 엄마의 손에는
고기가 들려 있었고,
그날 저녁 우리는
개다리소반에 둘러앉아
따뜻한 온기가 밴 고기반찬을 먹었다.
지금도 문득,
그날의 저녁이 생각난다.
엄마의 반찬을 먹고 싶다.
그 손맛이 그립다.
1월 17일 월요일 날씨(맑음)
(열한 살의 내가 쓴 일기)
오늘은 혜주가 오랜만에 나한테 스위튀를 사줬다.
나는 혜주를 칭찬하였다.
나는 100원이 있어서 그것 가지고 꿀마차를 사주었다.
혜주는 꿀마차 속에 있는 우표를 모았다.
혜주는 나한태 고맙다고 하였다.
나는 혜주한테 상으로 사준 거라고 말했따.
혜주는 오랜만에
나에게 스위티를 사주었다.
나는 그런 동생을 칭찬했다.
그리고 가만있지 못하고
‘상’이라며
내가 가진 100원으로
꿀마차를 사주었다.
꿀마차는
지금의 꿀꽈배기 같은 과자였을 것 같고
동생이 과자 안에 들어 있는 우표를
모았기 때문에 여러 과자 중에 꿀마차를 사준 것이겠지.
지금 아이들이 띠부 스티커를 모으듯,
그때는 과자 안에 우표가 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어떤 우표였을까, 괜히 궁금해진다.
일기를 읽다 보니
첫째였던 내 태도가 웃음이 난다.
동생은 아무 조건 없이 스위티를 사주었는데
나는 그 행동을 칭찬한 뒤
꿀마차를 사주며
‘이건 상이야’라고 말했다.
언니 노릇을
참 하고 싶었던 게로구나 싶어진다.
1월 18일 화요일 날씨 : 맑음
(열한 살의 내가 쓴 일기)
엄마가 시골에 가는 날이다.
나는 섭섭하였다.
하지만 참았다.
엄마가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미장원에 가서 드라이를 해서 오셨다.
혜미도 오바를 입고 갈 준비를 하였다.
엄마가 간 되에는 참 심...... (다음에 계속)
엄마가 시골에 가는 날이었다.
열한 살의 나는 섭섭했지만
그 마음을 꾹 참았다.
엄마는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미장원에 가서 드라이를 하고 오셨다.
그날 일기 속 엄마는
‘엄마’라기보다
여자 같고,
아가씨처럼 예뻤다.
그런데 일기는
“엄마가 간 뒤에는 참 심…”에서 멈춘다.
아마 ‘심심했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엄마가 없는 집에서
나와 혜주는 무엇을 했을까.
괜히 궁금해진다.
아래는
내가 열한 살에 실제로 쓴
그날의 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