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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혜숙 Aug 21. 2021

가정폭력 원인과 대책, 사례 소개


폭력은 근절돼야 한다고 말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뉴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폭행, 폭력사건이다.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학교폭력, 아동폭력, 신체폭력, 언어폭력,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등 무수히 많은 폭력이란 이름이 말해주듯, 폭력은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된 것 같다.  

요즘 연예인에게 이어지는 폭력 관련 보도를 보면, 가해자의 (어릴 적) 한순간의 폭력 행동이 피해자에게는 오랜 기간, 아니 평생 동안의 상처와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이루어진 폭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정폭력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정폭력은 부부 문제를 넘어 그 자녀들의 인생까지도 참담하게 만들 수 있기에 법적 보호와 처벌 강화라는 규제가 더 필요하다. 부부가 난폭할수록 그만큼 자녀들도 서로에게, 부모에게 난폭하게 행동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들은 (자신은 인정하지 않을지라도) 은연중에 남자가 여자를 지배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에게 겁을 주고, 손찌검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런 아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아내를 학대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과다. 폭력의 대물림은 어릴 때부터 가정 내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고 배운 결과다. 

전문가에 따르면 학폭 가해 학생의 절반 가량, 자살자의 65%, 흉악 범죄자의 약 70%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정폭력의 원인은 무엇일까? 


1. 스트레스

가정은 바깥 사회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긴장감에서 벗어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정에서 위로와 편안함을 느끼며 다시 긴장된 사회 속에서 제기능과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대는 이런 가정의 고유 역할이 다양한 이유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정 내 일어나는 일들로 가족 구성원들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실직,  사고, 임신, 이사, 질병, 경제적인  문제 등은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폭력을 쓰지 않고도 잘 이겨내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러 요소들이 뒤섞인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폭력을 쓰려고 한다.

따라서 양육과 교육을 맡은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다 보면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것이 자녀학대의 원인이 된다. 

자녀 때문에 배우자와 옥신각신하다가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배우자 학대로 이어진다.  

병약하고 연로한 부모를 모시는 자녀는 다른 여러 책임들  때문에 모시던  부모를 학대하게도  된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2. 성에 대한 부적절감

여자를 학대하는 남자들은 대체로 여자에 대한 그릇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런 남자들은 어떤 문화에서든 남자가 제일이라는 생각- 즉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며, 여자를 거칠게 다루고 야단치는 것이 남자의 권리라고 생각하도록 양육된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학대하는 남편은 아내를 때리는 이유를 아내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때릴 수밖에 없었다. 아내가 꼭 맞을 짓을 한다. 학대하는 남편이 보기에 잘못은 늘 아내에게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배우자의  어떤 잘못도 구타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아내를 구타하는 남편은 때론 열등감에 휩싸이는 사람이며, 동시에 아내에게 열등감을 심어주려고 한다. 폭력으로 타인을 지배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과연 신체적으로 약한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강한 남자라는 증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3. 사회적 고립

많은 사람들이 훈훈한 미담에 환호할 정도로 오늘날 우리는 인간미 없이 살아가기도 한다. 사람과의 인정보다는 사회적 발전과 더불어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로 제각기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이런 환경에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훨씬 쉽게 이기적인 태도를 나타내기 마련이다.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정 폭력이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도 있다. 타인과 사귀지 않다 보면 의미 있는 대화가 불가능하게 되고, 타인을 학대하는 사람은 이런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거나, 도움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바로잡아 줄 친밀한 대상자가 없기 때문이다. 



폭력 발생 시 대처방법, 법적 대응 

1.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가족 구성원 간 직접적인 폭행, 상해, 유기, 감금, 체포, 학대를 포함하여 명예훼손, 협박, 모욕 등의 정신적인 부분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경우 누구든지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2. 경찰 신고 &고소 절차 

가정폭력을 겪는 당시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경찰은 현행범으로 즉시 체포할 수 있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킨 후에 수사를 해야 하며, 피해자를 보호시설로의 인도, 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3. 보호처분 

피해자와 그 법정대리인은 가정폭력 가해자를 고소할 수 있으며, 검사는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가해자에 대한 퇴거, 격리,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를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판사는 피해자에게 접근 제한, 친권행사의 제한,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보호관찰, 보호시설에 감호 위탁, 의료기관에 치료위탁, 상담소 등에 상담위탁 등의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다. 

또한 가해자에게 금전지급 또는 물질적 피해 및 치료비 손해와 같은 배상명령을 내릴 수 있다. 만약 가해자가 부여된 보호처분을 이행하지 않을 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진다. 



사례: 45세/가정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충격_무기력, 우울, 불안, 망상, 고립, 신체화 
 

<다음 사례는 실제 사례를 각색한 내용임을 알립니다>

그녀는 다자녀(4남매)를 둔 편모가정의 가장이자, 가정폭력 피해자이다. 두 번의 결혼 실패를 경험했다. 

처음 상담사를 만나게 된 계기는 셋째 자녀의 상담이 의뢰되는 과정에서 함께 의뢰된 부모상담이었다. 이미 둘째 자녀 또한 그 이전에 상담이 진행된 바 있었다. 당시에도 그녀는 자녀의 상담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저 아들의 문제행동으로 인해 호출되고, 그로 인해 의무적으로 참여했던 것이다.  자녀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부모의 입장에서 참여한 것이지 자신의 문제로 여기지는 않았던 것이다.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며 어수선하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것이 그녀의 첫인상, 첫 만남의 모습이었다. 쉴 새 없이 자신이 아닌, 자녀들과 제삼자 이야기에 몰두하는 회피적 태도를 보며, 불안정한 내담자들에게 늘 그렇듯이 우선 안정적인 상담 분위기로 그녀와의 라포 형성이 다급히 필요했다.  


그녀의 말 수가 길고 넓어 한 회기에 2시간은 기본으로 진행되었다.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했다. 

세 번째 상담시간이 되어서야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며 과거 여행을 시작했다. 

남편은 지독한 폭력 가해자였고, 갓난아기였던 막내 아이까지 무자비하게 때리는, 그런 무정한 아빠였다. 

자녀들은 아빠가 돌아오는 시간이 가까워오면 긴장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두려워했단다. 한 가족 사이에서 이런 모습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찔하다. 그런 자녀들을 보호해야 하는 그녀 역시 두렵긴 마찬가지였으리라.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욕설과 비아냥, 무시와 협박 등의 언어폭력은 그 이상의 힘을 갖고 가족 모두를 숨 막히도록 했다. 방바닥에 나뒹굴어진 머리를 발로 밟는 남편의 행동 앞에서 그녀가 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그러나 그녀는 자신과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었다. 경찰에 신고, 결국 경찰과의 연합으로 남편과 분리될 수 있었고,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 남편과는 멀어진 상황이 되었다. 


가정폭력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다.  이후 그녀는 수많은 정신적 고통, 신체적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손이 지속적으로 떨리는 모습, 불면증, 망상, 강박적 행동, 강박적 사고, 무기력, 우울, 식욕저하는 물론이고, 타인에 대한 경계, 차단, 고립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일상생활이 이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이런 모습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만 병원을 다니면서 나날이 더 해는 약봉지의 무게만큼 힘겨운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런 엄마 밑에서 양육되는 네 자녀들의 상처 또한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그녀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이 필요했다. 상담과정은 이런 그녀의 일상이 이해되고, 그러나 그것이 잘못되었고, 정상적으로 돌려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상담이 제한적이었지만, 다행히 그녀는 매우 적극적으로 상담에 참여했다.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차츰 그녀의 일상도 마음만큼 가벼워져 갔다. 우선 잠을 잘 수 있게 되었고, 강박적으로 얽매였던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그저 일상을 느긋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낮시간에 따스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산책이 시작되었고, 그것을 즐기게 되었다. 자녀와의 큰 갈등 상황에서 대처하는 기술도 늘어나 스트레스도 이전보다 덜어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담을 통한 이런 긍정적인 경험은 그녀가 정신과 치료를 제대로 받아야 할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제한적이었던 상담 회기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담을 더 진행할 수 없었던 나로서는 치료에 대한 의지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했으리라 애써 믿어본다.  

그녀는 종결 후 상담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보냈다. 그것은 진심 그녀의 마음으로 느껴졌다. 

가정폭력으로 꺼져버린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이를 계기로 자신의 삶을 더 가치 있고 소중하게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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