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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Sep 09. 2022

추석명절에 해서는 안될 말?

듣기 싫은 말의 리스트를 보면서

추석명절에 해서는 안될 말?


추석입니다. 가족, 친척들이 모일 겁니다. 당연히, 오순도순 모여서 대화의 장을 펼치겠죠. 이렇게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가족·친척 간에 ‘해서는 안 될 말’의 리스트가 언론에 공개됩니다. 


이번 추석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시아 경제>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어른으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로 “앞으로 계획이 뭐니?”가 꼽혔습니다. 이어서 2, 3위로는 “나 때는 말이야”와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가 각각 선정됐고요.


때로는 “언제 결혼할거냐?” “언제 취직 하냐?” "애는 낳지 않을 거냐?"는 등의 말이 ‘해서는 안 될 말’의 앞 순서를 차지합니다. 


이런 보도를 보고 깊은 생각이 없는 사람은 정말 그런가 보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 간에 그런 말도 못한다면 그게 뭡니까? 1년에 한 두번 보기 어려운 가족들이기에 어른으로서는 위에 열거한 것들이 가장 궁금합니다. 그러니 물을 수 있는 것이죠.


결코 상대의 속을 뒤집어놓으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말을 하는 이면에는 가족을 아끼는 마음이 뒷받침되는 것이며 앞날을 걱정하는 우려가 잠재해있습니다.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해서는 안 될 말’이나 ‘듣기 싫은 말’의 리스트가 발표되더라도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족 간의 대화의 문이 막혀서는 안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핀잔을 주기 위한 것인지 사랑의 감정이 담긴 것인지 말이죠.


말하는 사람의 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듣는 사람의 귀를 열어주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억하심정으로 귀를 막거나 기분 나쁘게 들을 것이 아니라 긍정의 마음으로 듣고 대답하면 됩니다. 그러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염려해주는 마음이 감사할 수 있습니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무용담(?)도 귀한 경험담과 교훈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요.


아무쪼록, 코로나 시국에 태풍 힌남노까지 휩쓸고 간 추석인데 허심탄회하게 궁금한 것을 묻고 대답하는 화기애애한 추석이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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