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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Jan 07. 2023

인간관계을 하는 이유
- 목표․목적부터 확실히

결국은 인간관계(15)


15. 인간관계을 하는 이유 - 목표․목적부터 확실히 하자     


인간관계를 잘하자고? 인맥을 형성하고 잘 관리하라고? 어떻게 하면 될까? 그 방법은 많고도 많다. 누구든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마디 주장을 하면 말이 되고 인간관계의 이론이 된다. 인간관계에 적용될 논리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논한 사람과 책은 부지기수다.  

그러나 사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거의 다 아는 이야기다. 상식적이다. 기발한 방법이 있을 수 없다. 당신이 지금까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왔기에 이미 경험해봤거나 간접경험으로 알고 있는 요령이다. 물론 이 책에서 내가 주장하는 것도 그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다.


문제는 요령이나 기법이 아니다. 정말 ‘인간관계를 잘 해볼 것인가 아닌가’ ‘인맥관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그 방침이 확고하고 목표가 분명하면 요령이나 기법은 당신 자신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인간관계나 인맥관리의 특수성임과 동시에 일반성입니다.


‘좋다. 이제부터 인맥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라고 결심한다면 그때부터 세상사 모든 것이 인맥관리와 연결돼 생각될 것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읽어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그것에서 한걸음 더 진화된 기법을 당신이 창안해낼 수 있다. 즉, 인간관계에 뜻을 세우면 그것에 도달하는 길이 열리게 마련이고, 반면에 아무리 인간관계가 세상살이에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체질에 맞지 않고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대한 온갖 이론과 사례를 말하기 전에 먼저 목표, 목적부터 명확히 하기를 권한다. 그래서 이 책 역시, 제한된 지면에 인간관계에 관한 모든 이론을 담으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으로 하여금 ‘인간관계를 제대로 하자’ ‘인맥관리를 하자’는 결심을 이끌어내는 데 목적을 두고 집필했다. 그것을 설득하기 위해 중언부언 여러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무엇을 위한 인간관계인가

아무리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만이다. 사람마다의 성격이나 가치관, 상황에 따라 인간관계를 회피하거나 맺지 못할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서울 Y대학의 유명한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돌아온 그는 한국에서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렇게 토로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 나는 큰 꿈을 안고 왔다. 학문적으로 훌륭한 교수가 되겠다고. 그러나 요즘 그 꿈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학문적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란 서로 믿을 수 있고, 조금 배려해주고, 힘닿는 대로 좀 도와줄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만으로 만족하질 못하는 것 같다. 무슨 결사체를 만들 듯 함께 어울려주지 않으면 동료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심하면 경계심을 갖고 서먹서먹하게 대한다. 연구할 것은 많은 데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내고, 어울려야 하고, 술을 마셔야 하니, 정말 미칠 지경이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몇 번 모임에 불참했더니 금방 관계가 썰렁해지고 나중에는 건방지다는 등의 험담이 돌아왔다. 술을 마셔도 한두 잔 기분 좋게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는 게 아니다. 반드시 취해야 한다. 그것도 가장 술이 센 사람이 기준이다. 

그러니 연구는 뒷전이다. 교수 중에는 언젠가 총장에 출마할 목적으로 사전 선거운동에 혈안이 된 얼빠진 사람도 있다. 요즘은, 내가 뭣 땜에 고국에 돌아왔나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생각 끝에 나는 결단을 내렸다. 학문이냐 인간관계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나는 인간관계에서 차라리 왕따 당하기로 결심했다.”      


그렇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지만, 평안감사도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의 문제를 고민하고 풀기에 앞서 무엇 때문에 그래야 하는지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스스로 답해야 한다. 그 대답이 확고해야 인간관계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인맥을 형성하자는 것도 결국은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통해 ‘나’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것이지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시키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계획적·술수적인 인간관계를 획책하지 않는 한 교류하는 사람의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고 천문학적으로 많은 사람을 사귈 이유도 없다. 인간관계라는 이름으로 자기생활을 희생할 까닭도, 삶에 회의를 느끼게 할 이유도 없다. 체력을 소진해가면서까지 목숨 걸고 술을 마실 필요도 없고 자기를 버리면서까지 타인의 마음에 들려고 애쓸 까닭도 없다. 그럴 바엔 차라리 인간관계의 폭을 줄이고 자기보존, 자기계발에 나서는 게 더 현명하고 자기실현을 앞당기는 길이 될지 모른다. 

이 점을 확실히 해두고 ‘인간관계’에 접근해야 한다. 즉, 목표를 분명히 해두자는 것이다. 자, 어떻습니까, 결심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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