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관일 Jan 13. 2024

알쓸잼이(3)

알아두면 쓸모있는 재미있는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짧은 주례사      


결혼식에서 유명한 방송인 출신이 주례를 서는 걸 봤다. 이름난 사람이라 어떤 주례사를 하는지 흥미 있게 지켜봤는데 맙소사! 무려 40분 동안 말하는 거였다. 멍청한 사람이요 요령 없는 사람이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짧은 주례사는 어떤 사람의 주례사일까?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몇 사람의 사례가 나온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코미디 계에 이름을 크게 남긴 고(故) 배삼룡 씨. 그는 후배 코미디언(고 조금산)의 결혼식에서 파격적인 주례사를 남겼다.

주례 배삼용 씨가 신랑 신부에게 물었다. 

“내가 무슨 말 하려는지 알지?” 

엉겁결에 신랑이 “네~”라고 대답하자 “그럼 됐어. 그렇게 살아. 주례사 끝”


짧은 주례사로 유명한 또 한사람은 가수 조영남 씨. 2014년 6월 19일 방송된 KBS 2TV ‘밥상의 신’에서 개그맨 김현철 씨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행한 조영남 씨의 주례사를 소개했다. 주례석에 자리 잡은 조영남씨는 앞에 서있는 신랑과 신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단다.

“나처럼 결혼 생활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심전심, 신랑과 신부는 물론이요 하객들도 그것이 무슨 말인지를 다 알기에 뜻은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10초 주례사란다. 그렇게 한마디 말을 건넨 조영남 씨는 곧 이어 축가를 불러줬다. ‘You raise me up’을. 


앞의 두 사람은 연예인이라서 그렇다 치고 유명인 중에 주례사가 짧은 것을 꼽는다면 의외로 김구 선생의 주례사가 꼽힌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의 아들 결혼식에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너를 보니 네 아버지 생각이 나는 구나. 부디 잘 살아라.”


이런 사례를 보면서 당신도 흉내 내고 싶다면 말리겠다. 그들은 유명인이기에 그렇게 짧은 주례사가 가능하지만 일반인이 결혼식에서 그런 식 주례사를 했다가는 결코 좋은 소리를 듣지는 못한다. 무성의하다고 할 것이다. 결국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주례사의 길이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알쓸잼이(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